국제 국제일반

"월가 경영진 보너스 잔치 안된다"

쿠오모 뉴욕 검찰총장 "어려운 상황 맞아 책임 분담해야"<br>9개 대형은행 임직원 보수 적법 여부 검토 주목


월가의 저승사자 앤드루 쿠오모 뉴욕 검찰총장이 월가 경영진의 보너스 잔치와 일전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혈세로 월가 금융기관을 살려줬는데 경영 부실을 책임져야 마땅할 경영진의 보너스 잔치는 용납할 수 없다는 것. 쿠오모 검찰총장은 17일(현지시간) 씨티그룹이 5만 명의 감원 계획을 발표하자, 곧바로 성명을 통해 "연방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은 은행 경영진은 올해 보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그는 "국민들은 자신들의 자산 가치가 폭락하는 것을 목격하면서도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월가 금융기관을 구제하고 있다"며 "월가 경영진들은 어려운 상황을 맞아 책임을 분담해야 공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씨티그룹의 구조조정 계획과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기업 실적을 언급하면서 "수많은 씨티그룹 직원들이 감원의 고통을 받고 있다"며 "씨티그룹 경영진은 보너스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씨티를 직접 겨냥했다. 씨티그룹은 이날 전체 직원의 약 14%에 해당되는 5만 명을 추가 감원, 비용을 20% 가량 줄이는 대대적인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최근 월가의 구조조정 계획으로는 가장 큰 규모로 월가가 예상했던 감원 3만5,000명 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쿠오모 검찰총장이 월가에 이처럼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은 골드만삭스 경영진들이 올해 보너스를 포기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다른 은행들이 이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쿠오모 총장은 전날 로이드 블랭크페인 회장을 비롯한 7명의 골드만삭스 최고 경영진이 올해 보너스를 포기하기로 결정하자 "공적 자금을 지원 받은 금융기관 경영진은 골드만삭스의 사례를 따를 것을 기대한다"는 요지의 성명을 내놓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미지수라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골드만삭스 보너스 포기를 이날 1면 톱 기사로 다루면서 "월가 경영진들은 자칫 보너스 동반 반납 사태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골드만삭스 회장을 이름 딴 '로이드 경계령'이 내려졌다"고 월가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쿠오모 검찰총장은 이달 초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공적자금 1,250억 달러가 투입된 9개 대형 은행으로부터 임직원 보수 관련 자료를 제출 받아 적법 여부를 검토중이다. 쿠오모 총장은 경영진이 비정상적인 보수를 받았을 경우 뉴욕주 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으며, 이중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대해서는 제출 자료가 불성실하다며 보완 자료를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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