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5월 29일] 생명연장의 끈, 안전띠

고봉중(손해보험협회공익사업부장)

대법원은 지난 21일 환자의 의사를 대변해 보호자가 요구한 연명치료 중단을 허용한 ‘존엄사’ 인정 판결을 내렸다. 환자의 평소 가치관을 인정해 연명장치 제거를 법적으로 허락한 것이다. 사실 운전석의 운전자에게도 병상의 환자에게 연결된 산소공급 호스와 같은 생명의 끈이 있다. 바로 안전띠이다. 산소공급 호스와 안전띠는 모두 생명을 이어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문제는 우여곡절 끝에 눈물을 머금고 존엄한 죽음을 선택하게 되는 환자와는 달리 교통안전 의식이 미약한 많은 운전자는 너무도 쉽게 안전띠를 풀어놓고 자신의 목숨을 무방비 상태로 내어놓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형 교통사고 발생 시 안전띠 착용 운전자의 생존 가능성은 미착용자보다 약 45% 정도 높다고 한다. 필자가 주말마다 통행하는 구간에서는 늘 안전띠 미착용 운전자에 대한 단속을 실시한다. 지속적으로 단속활동이 진행되는 장소이지만 매번 단속되는 3~4대의 차량을 목격할 수 있다. 안전띠 착용은 일종의 습관이다. 작은 습관 하나로 나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 안전띠 착용은 사고발생 시 보상과도 관련이 많다. 교통사고 발생 당시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 자기신체사고 보상액에서 운전석 또는 그 옆좌석은 20%, 뒷좌석은 10%에 상당하는 금액이 과실로 공제되고 보험금이 지급된다. 다행히 경찰에서는 안전띠착용 생활화 추진 운동을 통해 운전자들의 안전띠 착용률 95%를 목표로 연말까지 연중 집중단속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의 ‘교통사고 사상자 절반 줄이기’ 프로젝트를 통해 뒷좌석 안전띠 착용 의무화 확대가 추진되고 있다. 안전띠 착용은 나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내 가족의 행복과도 직결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불편하다고 느끼기 이전에 내 가족과의 약속임을 되새기고 좋은 습관을 생활화해 안전띠 착용률 100%가 달성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