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으로 피폐한 아프리카 수단의 작은 마을 톤즈에서 봉사의 삶을 살다 간 '수단의 슈바이처' 고 이태석 신부, 70만원의 월급을 쪼개 어린이를 돕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한 '기부 천사 배달원' 고 김우수씨, 셋집에 살면서도 수입 대부분을 기부하고 있는 가수 김장훈씨…. 이들의 봉사와 나눔의 삶은 우리 사회에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오는 12월5일은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자원봉사자의 날'이다. 우리 사회에는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복지 사각지대는 물론 '태안의 기적'을 낳았던 재난ㆍ재해 현장에서 지역 축제 현장까지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요즘 들어서는 노력 봉사뿐만 아니라 자신의 능력ㆍ기술을 소외계층을 위해 쓰는 재능 나눔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기부금 총액 10년새 3배 증가 지난 11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조사결과를 보면 자원봉사를 할 의향이 있는 사람은 45%에 이르지만 실제로 자원봉사에 참여한 적이 있는 사람은 열에 두 명 정도에 그친다고 한다. 이렇듯 자원봉사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 가운데 실제로 참여하는 사람은 절반이 채 안 되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자원봉사는 민간이 중심이 돼 자율적으로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자원봉사자와 봉사를 필요로 하는 곳을 연결하고 자원봉사자들이 보다 안전하게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정부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별로 247개 자원봉사 센터를 둬 지역 사회 자원봉사의 허브 역할을 하는 한편 시민들이 인터넷에서 손쉽게 자원봉사할 곳을 찾고 자원봉사 신청, 실적확인서 발급 등을 받을 수 있는 포털(www.1365.go.kr)을 운영하고 있다. 봉사활동을 하다 다치는 경우에 대비해 보험에 무료로 가입해주는 자원봉사보험제도도 도입해 지난해 173만명이 가입했으며 점진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더불어 고령화 시대를 맞아 은퇴 후 자원봉사를 통한 사회참여로 노후생활을 활기차게 보낼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나눔의 다른 한 축인 기부문화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면 2009년 우리의 기부금 총액은 9조6,000억원으로 1999년에 비해 3배 증가했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의 0.9% 규모로 기부 선진국인 미국(2.2%)에 비해 아쉬운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기부 나눔 활성화 방안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노후에 대한 걱정 없이 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부액 중 일정액을 기부자 또는 유족에게 지급하는 기부연금제도를 도입하고 기부금에 대한 소득공제한도를 늘리기로 했다. 그동안 자선ㆍ재난 등 11개 분야로 한정했던 기부금 모집대상도 영리ㆍ정치ㆍ종교활동 등 금지사업을 제외하고는 전부 모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자원봉사자의 날인 12월5일을 '나눔의 날'로 확대해 국민들이 봉사와 나눔에 대한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유리알 돈흐름 나눔포털도 추진 이와 함께 시민들의 기부 참여 의지를 꺾는 일부 모금단체의 기부금 유용과 불투명한 운영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그래서 기부금이 투명하게 사용되도록 관리ㆍ감독을 강화하고 우리 국민 누구나 자신이 낸 기부금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인터넷 나눔 포털을 운영하기로 했다.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고 가진 것을 양보하는 나눔은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첩경이다. 필자는 서민들의 생활이 여전히 팍팍한 게 사실이지만 우리 사회에 나눔의 정신이 확산되고 있음을 느낀다. 나비의 날갯짓이 폭풍우를 불러올 수 있다는 나비효과처럼 나눔은 나눌수록 더욱 커진다. 그래서 희망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