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계 카드사들이 잇따라 모은행으로 흡수 합병돼 생보사의 텔레마케팅(TM) 영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됐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보험사의 주요 판매대리점으로 TM 영업의 핵심 창구 역할을 해왔지만 은행으로 합병되면 보험영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화를 이용한 보험영업 가운데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걸어 계약을 체결하는 이른바 `아웃바운드`영업을 하는 생보사들이 은행계 카드사와 모은행과의 합병으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드사는 보험사의 판매대리점으로 등록해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고객자료를 활용해 보험상품 TM영업을 할 수 있지만 은행은 방카슈랑스 도입에 따른 창구영업만 가능하고 온라인 영업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카드를 보험대리점으로 등록시켜 TM영업을 했던 교보, 신한, SK, 라이나생명 등은 국민카드가 국민은행으로 합병된 후 TM매출이 10~15% 가량 줄었다. 중소 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국민카드의 영업이 중단된 후 초회 보험료 수입이 월 평균 1억5,000만원 가량 줄었다”고 전했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TM영업으로 이뤄지는 라이나생명은 영업에 더욱 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자사 보험대리점으로 등록돼 있는 외환카드가 이달 말 외환은행과 합병을 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우리금융 계열의 우리카드도 우리은행으로 흡수될 예정이어서 AIG생명 등 일부 외국사들의 TM영업 역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는 비교적 안정적인 매출을 보장했던 판매대리점”이라며 “은행계 카드사들의 합병으로 생보사 TM영업이 상당 기간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태준기자 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