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개도국 경제정책에 韓流 열풍

KDI, 우즈벡등 9國에 노하우 전수…"수익보단 인적 네트워크 구축"<br>개도국 공무원 年수백명 단기연수 과정 참가<br>베트남·泰등 KDI 벤치마킹 정책연구소 운영


한국형 경제개발 ‘노하우’를 배워 경제정책을 수립하는 개발도상국이 늘어나면서 정책 한류(韓流)가 동남아ㆍ남미ㆍ아프리카 등지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들 지역은 세계경기 둔화 와중에도 뚜렷한 성장이 예상되는데다 향후 자원개발이나 인프라 구축 등에서 국내 기업들의 진출 여지가 많아 정책협력관계가 앞으로 우리나라의 대외사업 시너지 창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기획재정부와 KDI가 공동 추진하고 있는 경제개발경험 공유사업(KSP)은 베트남ㆍ우즈베키스탄ㆍ인도네시아ㆍ터키ㆍ캄보디아ㆍ알제리ㆍ쿠웨이트ㆍ가나ㆍ아제르바이잔 등 9개국에 경제개발과 공기업 개혁, 금융선진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경험 등에 관한 맞춤형 경제개발 컨설팅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올해부터 내년 3월까지는 오만ㆍ우크라이나ㆍ도미니카공화국이 우리나라로부터 경제 컨설팅을 받는다. KSP란 한국의 경제경험 노하우 전수를 요청하는 국가들 가운데 잠재성장성과 자원 등을 고려해 전략적 협력국가들을 선정, 제공하는 종합적 개발 프로그램이다. 이를 위해 소요되는 비용은 연간 11억원 수준. 일부 중진국에서 컨설팅비를 받기도 하지만 대다수 개도국에는 무상지원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 한류의 범위는 컨설팅 프로그램에 그치지 않는다. KDI 국제정책대학원의 단기연수 과정에는 개도국 공무원들이 연간 300~400명가량씩 참여해 한국의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 18일부터는 2주간의 일정으로 인도 고위 공무원 122명이 방한, KDI 대학원과 미 시러큐스대학이 공동 진행하는 교육과정에 참가해 한국 경제개발정책과 사회 인프라 구축에 관한 경험을 전수받고 있다. 아울러 아시아 각지에는 KDI를 벤치마킹한 ‘동생’뻘 정책 연구소들도 운영되고 있다. 1996년 설립된 베트남 개발전략연구소(DSI)나 2001년 설립된 몽골개발연구소(MDI), 이밖에 1990년대 이전에 설립된 태국개발연구소나 대만중화경제연구소 등이 모두 KDI의 도움을 받아 KDI를 벤치마킹한 싱크탱크들이다. 이태희 KDI 경제개발협력연구실 전문위원은 “KSP나 공무원 연수 등은 컨설팅비 등 직접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사업이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지원사업”이라며 “지식 전수를 통해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입찰 등에서의 간접적인 효과를 지속적으로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현재 KDI대학원의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인도 공직자들은 앞으로 인도의 앞날을 이끌 중견 관료들로 이들이 한국에서 갖게 될 긍정적 인상과 인적 관계가 장차 양국간 경제협력에 적잖은 기여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경험 전수가 실제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발판이 된 사례도 있다. 가령 2006년 알제리에서 ‘소비자 금융시장 활성화 방안:신용카드 시장 중심’에 관해 이뤄진 연구ㆍ자문 사업 결과 BC카드는 연구 후속사업의 일환으로 전개되는 알제리 시장의 위험관리평가 시스템 구축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한 정보기술(IT) 인프라 구축에는 우리 통신사인 KT가 관여하게 된다. 또 일회성 컨설팅이 아닌 경제정책에 관한 종합적인 개발경험 전수인 만큼 한번 인연을 맺은 국가들과는 지속적인 관계가 유지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2004년 개방경제 주요 정책과제에 관한 정책컨설팅을 제공한 베트남의 경우 ▦공기업 개혁 ▦WTO 가입과제 ▦인적자원 개발 ▦외자조달 방안 ▦수출금융정책 등에 대한 지식 전수에 이어 경제예측 모델과 통계시스템 전수 등 2차 전수까지 마친 상태다. 이 전문위원은 “한국 경제의 성공과 실패, 위기극복 경험을 배우기 위해 수많은 개도국 관리들이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며 “이 같은 연구ㆍ자문 결과를 기술협력사업 등과 연계해 사업 시너지 효과와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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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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