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부동산시장 거품이 터지지 않는 3가지 이유

미국의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각의 우려처럼 폭발하지 않는 이유를 둘러싼 논란이 분분하다고 경제금융정보 전문서비스 CNN 머니가 18일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또다른 경제금융정보 전문서비스 블룸버그는 지난 12일 미국의 부동산 가격이 지난 1년 사이에만도 평균 22% 오르는 상승세를 이어왔음을 상기시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노후대비 자금 등이 갈곳이 마땅치 않아 계속 돈이 몰리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CNN 머니는 '왜 부동산 거품이 터지지 않는가'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에서 미국의 부동산 가격이 경기 둔화와 고용 위축 및 9.11 테러라는 부정적 변수에도 불구하고 지난 5년간 상승세를 유지해왔다면서 이에 따라 거품이 터질 가능성을 우려하는목소리가 차츰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11월의 부동산시장 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런 우려가 더욱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월가의 중론은 여전히 부동산 거품이 쉽게 터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쪽이라고 CNN 머니는 지적했다. 주된 이유로 낮은 모기지율, 부동산 수요증가 및 부동산 시장 구조가 일시에 와해될 그런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점이 거론됐다. 센터 퍼 이코노믹 폴리시 리서치의 딘 베이커 공동소장은 CNN 머니에 부동산시장 주요 지표인 30년 상환 모기지율이 5.74%로 최근 조사됐음을 상기시키면서 이것이 한해 전에 비해서는 소폭 상승했으나 월가에서 `안정선'으로 간주하는 6%에는 여전히 못미치는 수준임을 지적했다. 베이커는 "모기지율이 이렇게 낮게 오랫동안 유지되는 것이 뜻밖"이라면서 모기지율이 올해 약 1%포인트 더 뛰어 모기지 리파이낸싱(모기지율이 하락할 경우 기존의 계약을 깨고 새로 모기지를 얻어 그만큼 현금력이 높아지는 것)이 어려워지지 않는 한 지금의 상황이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30년 모기지율이 설사 7.25-7.5%까지로 치솟는다 해도 이것이 부동산 시장을 무너뜨릴 정도의 충격을 주기는 힘들 것이라는 견해도 제시됐다. 모기지뱅킹협회의 더그 던컨 수석애널리스트는 CNN 머니에 지난 83년 금리가 2%포인트 상승해 주택 판매가 급락했을 때도 주택 가격이 비록 인플레율은 밑돌았지만꾸준히 상승했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2차대전 후 미국의 주택 가격이 전국적으로떨어진 것이 2-3분기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낙관론자들은 미국의 주택 수요가 기본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던컨은 "베이비붐 세대의 주역이 59세가 됐다"면서 "미국인이 평균 60살은 돼야제대로 된 자기집을 갖는 것이 추세임을 감안할 때 주택 수요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주택 공급은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임을 강조했다. 반면 낙관만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와초비 증권의 존 실비아 수석애널리스트는 CNN 머니에 "주택 시장이 사그라지면 휴가용도 등으로 복수의 집을 가진 사람들이 긴장하게 된다"면서 "특히 투자 목적을 겸했을 경우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향후 6개월을 주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의 주택시장 구조가 기본적으로 쉽게 동요될 성격이 아니라는 점도동시에 지적됐다. 실비아는 "미국 주택시장 펀더멘털에 심각한 충격이 가해진 적이 없다"면서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거나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일시에 몰려드는 상황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단 달러 가치의 급격한 하락은 외국 자본이 미국에서 대거 빠져나가고 이것이금리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부동산 시장에 충격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실비아는전망했다. 이 경우 모기지 유통시장에 타격이 불가피하며 인플레 부담도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비아는 "부동산 쪽으로 몰리는 돈이 현재로선 마땅히 갈 곳이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면서 따라서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확실하게 파악하지 않는 한 부동산시장에서 돈이 쉽게 빠져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센터 퍼 이코노믹 폴리시 리서치의 베이커는 미국 증시 거품이 터지기 직전이던 지난 2000년초와 상황이 유사하다면서 "미국 부동산 시장이 동요돼도 통상적으로 지역 차원에 국한된다고 하나 잘못하면 전국적으로 가격이 15% 혹은 어쩌면 30%까지 폭락하는 파국이 초래되지 말란 법이 없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에서 지난 90년 중반 임대물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품이 폭발한적이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 때문에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최근의 부동산투기붐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부동산 가격이 지난해 9월말까지의 한해 동안에만 평균 22%상승했다면서 투기 목적의 부동산 매입이 이어지고 있음을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건 스탠리의 스테픈 로치 애널리스트는 지난해말 투자권고 보고서에서 "부동산 시장이 과열돼있음을 주목하라"면서 "폭발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평소 증권 투자에 대해 신중하게 권고하기로 정평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미국의 저축률이 기록적으로 낮은 0.2%에 불과하며증시도 수익성이 전만 못한 상황에서 특히 노후대비 자금이 갈 곳이 마땅치 않다면서 따라서 이런 돈이 부동산 쪽으로 계속 흘러들어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양대 모기지론 회사의 하나인 패니 매의 데이비드 버슨 수석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0월 낸 보고서에서 투기 목적의 부동산 구입을 위해 모기지를 쓴 비율이 지난 2003년 중반 5.5%이던 것이 지난해 중반에는 9.2%로 상승했음을상기시켰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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