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직원이 집단폭행을 당하는 상황을 접했을 때 가슴속으로 눈물을 흘려야만 했습니다.” 건설노조의 본사 점거사태로 애를 태우고 있는 이구택(사진) 포스코 회장이 20일 답답한 심정과 함께 “불법과 타협할 수 없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였다. 이 회장은 지난 15일 일본에서 급거 귀국한 후 포항에 머무르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CEO 메시지를 통해 “본사 정문 앞에서 건설노조원의 신분증 제시 요구를 거부한 포스코 직원이 수십 명의 성난 노조원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 회장은 “건설노조원들의 포항제철소 출입문 통제와 검문검색 강행, 직원 집단폭행 등은 엄연히 법과 원칙을 무시하는 행동”이라고 전제한 뒤 “행여나 포스코 직원들과 건설노조원들의 충돌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속을 태우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포스코 직원들을 향해 도저히 이와 같은 불법과는 타협할 수 없다고 결심했다”면서 “이는 인간의 이성을 신뢰하고 싶은 포스코 전체 임직원들의 용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이 같은 결심을 굳히게 된 이유로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방법을 거부하고 법과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는 신념과 ▦포스코 직원들이 이 같은 불안한 상황에 동요되지 않을 것이라는 양식에 대한 믿음을 꼽았다. 이 회장은 자신이 직접 작성한 메시지 끝 부분에서 “포스코인들은 다함께 힘을 모아 의연하고 냉철하게 이번 사태를 헤쳐나갈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때일수록 평소보다 더 침착하고 냉철히 대응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포항지역 건설노조원들은 지난 13일 ‘토요일 유급휴무화’와 ‘임금 15% 인상’을 관철시키기 위해 제3자인 포스코를 협상 상대자로 요구하며 본사를 불범 점거, 8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2003년 철강 물류 대란을 일으킨 포항화물연대도 건설노조원들과 연대해 파업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사태 후유증이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