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수(59·사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동북아 허브공항 추진을 위해서는 김포공항의 국제선 증설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김포공항이 국제선을 늘리면 인천공항의 환승객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허브공항 전략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박 사장은 그러면서 김포공항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상생방안을 적극 찾아보겠다는 뜻도 동시에 밝혔다.
박 사장은 3일 인천시 중구 음식점에서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김포공항의 국제선 증설에 대해 우회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박 사장은 "(김포공항의 국제선 증설 허용 여부는) 정부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할 문제지만 인천공항의 허브화 전략이 훼손돼서는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들어 승객들의 접근 편의성을 이유로 김포공항이 국제선 증설을 추진 중이어서 박 사장으로서는 인천공항의 환승객 감소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인천공항은 지난해 환승률이 19% 수준이었지만 올 들어서는 15%까지 급감했다. 이는 경쟁 공항인 홍콩(28%), 싱가포르(31%) 등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에 그치는 환승률이다.
다만 박 사장은 김포공항과 직접 대립각을 세우는 것에 대한 부담을 의식한 듯 "김포공항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공항 경영의 경험이 없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취임하자마자 국정감사를 준비하면서 업무를 대부분 익혔다"며 "편하고 안전한 공항 조성을 목표로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지난 2004년부터 10년간 창원시장을 지낸 행정공무원 출신으로 올 10월 사장에 취임했다.
한편 인천공항은 현재 여객 수용 능력이 연간 4,400만명이지만 제2여객터미널이 완성되면 수용 능력이 5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공사 중인 제2여객터미널은 오는 2017년 완공될 예정이며 완공되면 연간 이용객 6,2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