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한 소식통은 9일 “올해 북한 소형 무인기 대비 긴급 예산으로 200억원을 편성해 저고도레이더 약 10대를 구매하고 기타 감시장비도 보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육군이 운용하는 저고도레이더 TPS-830K로는 북한의 소형 무인기를 탐지할 수 없어 이스라엘 라다의 RPS-42를 구매해 청와대 등 국가 중요시설과 서부전선의 주요 축선에 배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다목적 반구레이더의 일종인 RPS-42는 탐지거리가 30㎞이나 이번에 추락한 소형 무인기 기준 탐지거리는 10㎞로 알려졌다.
능동위상배열레이더(AESA)의 안테나를 사용하는 이동식 레이더로 대당 예상단가는 9억원 안팎이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다른 전력 사업의 예산을 이월해 소형 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는 저고도레이더를 긴급 구매하기로 했다”며 “성능검증 등을 거쳐 올해 안에 계약하고 내년에 실전 배치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또 전방경계 강화를 위해 열상감시장비(TOD)와 다기능관측경 등의 감시장비도 보강하기로 했다.
저고도레이더와 연동되는 소형 무인기 타격체계로는 독일제 레이저무기 등이 검토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레이저 무기는 낙탄 및 파편 피해가 거의 없어 청와대 등 대도시의 국가 중요시설을 방어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 라인메탈사의 레이저무기는 현재 독일의 주요시설에 배치돼 있고 1∼2㎞ 거리에서 소형 무인기를 파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도시 이외 방어거점에는 벌컨포 등 기존 대공화기와 함께 30㎜ 자주 대공포 체계인 ‘비호’(K-30)에 휴대용 미사일 ‘신궁’을 결합한 유도탄 탑재 복합대공화기를 배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제 저고도레이더 약 10대를 중요시설에 배치하는 것으로는 북한의 소형 무인기를 막기에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레이더의 소형 무인기 탐지거리가 10㎞ 수준이어서 핵심시설만 방호할 수 있고 강원도 산간 지역을 통해 침투하는 소형 무인기는 여전히 식별할 수 없다.
또 북한의 소형 무인기는 사전 경로 설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레이더가 배치된 지역을 우회해 침투하면 저고도레이더 탐지체계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소형 무인기를 완벽하게 탐지하려면 수백 대의 저고도레이더를 촘촘히 배치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수천억 원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