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新 韓日관계 독트린' 이후 과제

일본이 자기네 영토라고 억지 주장한 독도사태로 전국이 반일감정으로 들끓고 있다. 정부는 대응조치로 독도 출입규제를 해제하는 한편 주권수호를 다짐한 新 한ㆍ일관계 독트린을 발표했다. 당연한 조치지만 일본 군용기가 독도 인근 상공까지 출현하는 상황이 되도록 그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나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태로 독도가 분쟁지역임을 세계에 알리려는 노림이 성공한 일본정부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지 모른다. 치고 빠지는 작전은 일본 특유의 외교술이다. 잊혀질 만하면 ‘망언’을 하고 우리가 흥분해 항의하면 발언을 취소하는 등 선심을 쓴다. 그러나 이미 뱉은 말은 기정사실화 된 뒤다. 특히 한ㆍ일관계가 원만한 때 일수록 이 전법을 구사해 실속을 챙겼다. 이번 독도사태도 국교정상화 40주년 기념 ‘우정의 해’에다 ‘한류’에 들떠 우리가 착각에 빠져 있을 때 일본은 ‘다케시마’란 비수로 우리의 허를 찌른 것이다. 우리는 독도를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서 너무 안이하게 대처했다. 정부는 오히려 일본을 자극할까 두려워 일반인 출입은 물론 언론의 취재까지 막는 소극적 자세로 일관했다. 국제사회에 대한 정부차원의 홍보노력도 거의 없었다. 반면에 일본은 독도를 자기네 영토로 표시한 지도를 제작해 세계에 뿌리는 등 사전 정지작업을 착착 진행해 왔다. 역사교과서 왜곡도 마찬가지다. 패전 후 40년 가까이 준비를 진행한 후 80년대부터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고이즈미(小泉) 총리 등 내각의 주요각료가 보수 우익인물로 채워진 일본은 앞으로도 망발이나 망언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때마다 준비 없이 흥분하는 등 뒷북을 치면 일본에 끓다 곧 식어버리는 ‘냄비국가’로 비칠 우려가 있다. 독도와 역사교과서 왜곡 등에서 보는 것과 같이 치밀하고 용의주도한 일본에 대항할 수 있는 이론무장 등 준비를 빈틈없이 해야 한다. 독도도 자유로운 출입을 허용함으로써 실질적인 지배권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이번 사태로 경제교류를 비롯한 기본적인 협력관계가 흔들리지 않도록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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