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알짜 정보가 나한테까지…

"좋은 종목 있으면 좀 알려줘 봐." 증권 관련 취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이야기다. 지난 사흘간의 광복절 연휴에 만난 친구들 역시 같은 질문을 내게 던졌다. 이들에게 건네는 대답은 항상 같다. 적립식 펀드로 꾸준하게 투자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말이다. 대답을 피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하나는 가볍게 던진 한 마디로 지인이 그 주식에 투자했을 경우 수익이 나면 번 돈만 생각하지만 손실이 나면 추천해준 사람밖에 안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정보'에 대한 기준과 눈높이가 달라서다. 그들은 증권사 리포트와 기업들의 실적 추이를 통해 시장에 알려진 추천 종목 같은 정보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이보다는 몇몇 사람들 사이에만 은밀하게 유통되는 내용이나 아직 공시나 결정이 나지 않은 불확실한 것을 정보로 인정하는 경향이 강했다. 물론 그런 정보 수집을 통한 투자가 때로는 큰 성과를 안겨다 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악재를 만나 주가가 반토막이 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들에게 항상 묻는 두 가지 질문이 있다. "왜 당신에게 알짜 정보가 흘러 들어갔을까?"와 "금융투자회사 직원들이나 전업투자자들도 수두룩한데 일반 직장인인 당신이 성공할 확률이 클까?"다. A기업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내게 그 기업의 알짜 정보가 들어왔다면 이미 그 정보는 기업 관계자는 물론 관련 금융회사 담당자와 거래처 직원 등에 이미 퍼져 있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자투리 시간을 내 주식 투자로 성공해보겠다는 마음가짐 전에 지금 이 순간에도 주식만을 연구하고 밥벌이로 살고 있는 전문가 집단이 무수하다는 점도 깨달아야 한다. 노력보다 더 큰 대가를 바라는 투기를 하기보다 진정 투자를 통한 수익을 얻고 싶다면 검증된 정보를 빨리 입수하고 해석할 수 있는 전문가에게 대가(보수)를 주고 자산을 맡기는 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누구나 주식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지난 2010년 한 해 동안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21.88%. 시장(혹은 펀드)을 이겨낸 개인투자자들이 얼마나 있는지, 앞으로도 매년 시장을 이길 확신이 있는지 따져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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