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총선서 野 국민당 113석중 81석 차지… "3월 총통선거도 승리 예고"

"유권자들 '경제살리기' 선택했다" 분석

마잉주 국민당 대선 후보가 12일 총선에서 승리가 확정되자 활짝 웃는 얼굴로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타이베이=로이터연합뉴스


대만에서 현 집권세력의 실정과 무능으로 8년만의 정권교체 가능성이 커졌다. 12일 치러진 대만 총선거에서‘경제 살리기’를 내세운 야당 국민당이 입법원(의회) 의석 113석 가운데 81석을 차지,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에 따라 오는 3월로 예정된 대만 총통 선거에서도 역시 국민당 후보인 마잉주(馬英九ㆍ58)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2000년 50여년간의 국민당 일당 지배를 끝내고 현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진 지 8년만에 또다시 정권반환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대만 중앙선거위원회의 최종 개표 집계 결과 국민당이 의회의석의 3분의 2 이상인 81석을 차지했으며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이끈 민진당은 27석을 확보, 참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당은 지역구 73석 가운데 61석을 휩쓸었으며 정당별 투표에서도 51.2%를 확보, 비례대표 의석 20석을 배당 받아 모두 81석을 차지했다. 국민당만으로 3분의2 의석을 넘긴 셈이며 동맹정당인 친민당 및 무소속 의석을 합하면 4분의3을 넘게 된다. 단독으로 헌법 개정과 총통 파면을 의결할 수도 있는 의석수다. 지난 2004년 총선에서 국민당이 친민당과 합쳐 과반 의석을 겨우 넘긴 것에 비추면 대약진한 셈이다. 정당 득표율 36.9%를 기록한 민진당은 지역구 13석을 포함, 겨우 27석에 그쳤으며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이 이끄는 독립파 대만단결연맹은 1석도 얻지 못했다. 민진당은 수도인 타이베이(臺北)에서 완패했고 전통적인 표밭인 타이난(臺南)과 가오슝(高雄) 지역에서도 고전했다. 국민당의 마잉주 대선후보는 이날 밤 기자회견을 통해 ‘총선 승리’를 선언한 뒤 “과거를 청산하고 안정적이고 순조롭게 국가 정책을 이끌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 총통도 기자회견을 갖고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반성하겠다”며 민진당 총재직을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국민당의 압승은 민진당 정부의 실정과 무능으로 경제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양안관계의 긴장이 고조되는데 대해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은 장제스(蔣介石) 전 총통으로부터 이어진 50여년간의 국민당 구태정치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으로 8년전 당시 민주화와 중국으로부터의‘대만독립’노선의 기치를 내건 민진당의 천 총통을 선출했다. 그러나 천 총통이 주도하는 끊임없는 정쟁과 독립 노선으로 인해 실질 임금 하락과 물가 및 실업률 상승, 양극화 등으로 민생경제가 어려움에 빠졌다. 게다가 천 총통 가족 비리 의혹까지 드러나 국민들의 실망과 불만이 팽배했다. 랴오다치(廖達琪) 중산대 교수는“국민당의 이번 승리는 경제를 살려달라는 대만 유권자들의 당부가 담겨있는 메시지로, 국민당에 대한 지지라기보다는 민진당에 대한 질책의 성격이 강하다”고 평했다. 한편 이번 총선 승리로 오는 3월22일 있을 총통 선거에서도 마잉주 국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말 대만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마 후보의 지지도는 평균 45∼50%로, 전 행정원장(총리)인 셰창팅(謝長廷) 민진당 후보(12∼15%)를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잉주 후보가 승리할 경우 민진당 시절 가속화됐던 대만 독립을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도 크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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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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