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기 악화로 올해 설비와 건설투자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계경제 침체의 여파로 그동안 가파르게 늘어났던 해외직접투자도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올 들어 1~9월 설비ㆍ건설 투자액은 실질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늘어난 데 그쳐 사실상 지난해 수준에서 ‘동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3ㆍ4분기까지의 누계 투자액은 지난 2001년 -2.9%를 기록한 이래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이에 따라 침체가 본격화하는 올 4ㆍ4분기 실적을 감안하면 연간 기준 투자액은 2001년(-0.5%)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증가율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앞으로의 설비ㆍ건설투자 동향을 예고하는 선행지표도 일제히 급감세를 보이고 있어 내년 이후 시계도 불투명하다.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국내 기계수주액은 9월 현재 전년 동월비 33.4% 줄었고 건설수주액도 40.4%나 감소한 상태다.
국내 투자뿐 아니라 그동안 활발하게 진행돼온 해외 직접투자 역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최근 해외 직접투자 증가 원인 및 향후 전망’자료를 통해 “세계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세계경제 성장세 등을 바탕으로 한 해외직접투자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의 해외 직접투자액(신고 기준)은 2006년에 전년 대비 102% 늘어난 185억3,000만달러, 2007년에는 48% 늘어난 274억7,000만달러, 올 들어 3ㆍ4분기까지는 전년 동기 대비 52% 늘어난 228억1,0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유형별로는 2007년 67%를 차지했던 해외 M&A 투자비중이 세계 평균(2007년 기준 82%)에 서서히 근접하는 수준으로 늘어나고 해외자원개발 투자도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부동산 개발 위축으로 인해 그동안 급증했던 해외 부동산업 투자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재정부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