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요동치는 금융시장] ‘경제버팀목’ 低금리마저 흔들

SK글로벌 분식회계 쇼크가 증시에 이어 채권시장 마저 강타하며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대내외적 악재 속에서도 우리경제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2년간 유지된 저금리 덕분이었는데 금리마저 요동치자 경제위기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트리플 약세국면 진입=채권시장까지 불안해지며 국내 금융시장은 트리플약세 국면으로 진입했다. 증시는 이미 이라크전쟁과 북핵위기로 500선이 위협받고 있고 환율 또한 급등세를 보였다. 여기다 SK글로벌 사태가 그 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채권가격마저 하락세(금리상승)로 돌려 놓았다는 것이다. 안동규 한국투신운용 채권운용전략실장은 “환매 압력이 거세지자 현금확보를 위해 투신사들이 급매물을 내놓으면서 채권 금리가 급등했다”며 “환매압력이 진정되기 까지는 금리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외평채 가산금리도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기업의 해외사채 발행 여건도 어려워지고 있다. 12일 현재 외평채 가산금리는 162.8bp(1.6%포인트)로 이달초에 비해 40bp(0.4%포인트)나 오른 상태다. ◇회사채 시장 앞으로 6개월은 힘들다=SK글로벌 분식회계 파문이 몰고온 금리급등은 신용위험이 큰 회사채에는 더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등급이 A인 SK글로벌의 회사채와 CP(기업어음)이 시장의 신뢰를 잃은 상태에서 그 이하 신용등급의 회사채나 CP는 유통은 물론 발행조차도 어렵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현재 회사채 거래가 극도로 부진한 가운데 국고채 3년물과 신용등급 AA-등급인 우량 회사채 금리차이는 58bp(0.58%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태였고 전일 1,000억원 가량의 회사채 발행 사전준비를 마치려던 상장기업 H사의 경우 기관들의 입찰참여가 지지부진하며 발행자체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금리상승추세로 전환할까=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증시ㆍ외환 시장으로 이어져 확대 재생산 될 경우 금융시장의 전반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치달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 경우 금리가 상승추세에 진입하며 채권이 안전자산으로 매력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물론 채권이 안전자산으로 매력을 잃을 경우 증시로 자금이 유입될 수도 있다. 하지만 증시가 이라크전쟁ㆍ북핵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극도의 불안한 국면인 점을 감안할 때 자금유입을 기대하긴 어렵고 오히려 시중에 부동자금만 늘릴 뿐이다. 김일구 굿모닝신한증권 수석연구원은 “SK계열사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및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있는 다른 그룹사들의 문제로 번질 경우 당분간 채권시장의 냉각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일부 우량회사채가 높은 가격(발행금리 4% 후반)에 발행되는 등 회사채 시장의 과열과 맞물려 유동성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금리의 추세전환으로 보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만만치않다. 이라크 전쟁 및 북한 핵 문제가 채권시장의 강세기조를 유지시키는 가운데 기업신용 리스크 외에는 금리를 급등으로 이끌만한 특별한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4.90~5.20%에서 조정을 받은후 안정세를 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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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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