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3無장세' 무기력증 노출

매수 주체·주도주·모멘텀 부재로 급락<br>프로그램 매매따라 지수 춤추기도

‘매수주체와 주도주ㆍ모멘텀이 없는 3무(無)장세’ 최근 서울증시가 연일 프로그램 매매에 허둥대고 있다. 18일 주식시장에서는 차익 및 비차익 프로그램매물이 무려 3,000억원 가량 쏟아지면서 장 전반의 분위기를 무겁게 가라앉혔다. 장중에는 특히 중국기업들의 연쇄부도설과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의 ‘불황 장기화 조짐’ 시사발언으로 투자심리를 흉흉하게 만들었다.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730선까지 미끄러질 정도로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3무장세 속 외부 악재에 민감한 반응= 서울증시가 중국의 긴축정책 강화에 대해 몹시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시장에선 중국의 6월 주요 경제지표들이 줄줄이 나오면서 금리인상ㆍ긴축정책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들이 우세했다. 지난 4월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 실시 이후 중국 기업들의 자금상태가 악화되는 등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홍콩 H증시에 상장된 중국 제약업체인 파이스트제약기술이 부도설로 주가가 92%나 폭락한 이후 이틀째 거래가 중단됐고, 중국 H증시에 상장된 중국 최대 재벌기업인 드룽(D'Long)그룹의 계열사인 신강둔하가 재정악화로 거래정지되며 아시아 증시가 동반 급락했다. 여기에다 그동안 경기전망에 대해 낙관적이던 이헌재 부총리가 이날 “국내 소비와 투자가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다소 비관적인 견해를 피력한 것도 주가하락에 영향을 줬다. ◇기계(프로그램)에 휘둘리는 증시= 지난 11일 선물ㆍ옵션 동시만기일 이후 최대 규모인 3,000억원에 가까운 프로그램 순매도가 출회된 점도 지수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증시 최대 매수주체였던 외국인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지 않자 현물과 선물의 가격차에 따라 매수와 매도를 오가는 프로그램이라는 기계에 의해 지수가 움직이고 있는 것. 이에 따라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되면 지수가 상승하고, 매도가 나오면 지수가 하락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주된 매수주체였던 외국인이 적극적인 매입에 나서지 않자 프로그램 매매에 따라 증시가 춤추는 모습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지선 확인 안됐다, 추가 하락 우려= 이 같은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현 수준이 저점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730~740선 수준에서 3일 연속 소폭 상승했지만 의미있는 지지선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지난 5월 저점인 710~72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말까지 종합주가지수가 800선을 넘지 못하면 4개월 연속 음봉이 발생하게 되고, 이는 향후 증시 전망에 부정적인 신호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과거 4개월 이상 음봉이 발생하면, 5개월째에는 반등했지만 그 이후는 추가 하락해 500선까지 하락했다”면서 “장기 전망에 부정적인 시그널”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노희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