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비자금 150억원 `돈 세탁`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영완씨측과 300억원대의 부동산 거래를 한 외국계 B사 전 한국영업소 대표의 생년월일과 성(姓)이 김씨의 둘째 형과 똑같은 것으로 20일 확인돼 B사를 통한 김씨의 재산 해외도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외국계 B사의 법인등기부 등을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 김씨가 이 회사를 통해 300억원대의 자금을 해외로 반출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계 B사의 등기부상에는 지난 99년 2월까지 한국영업소 대표자가 미국인 `리차드 김`으로 돼 있으며 이 사람의 생년월일은 공교롭게도 미국에 체류 중인 김씨의 둘째 형의 것과 동일하다.
이들이 실제 동일인으로 최종 밝혀진다면 B사가 김씨의 자금세탁과 재산 해외도피 등을 위한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일 것이라는 추측이 힘을 얻게 될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세계적인 조세 피난처로 각국의 페이퍼컴퍼니들이 몰려 있는 카리브해상의 브리티시 버진 아일랜드에 주소지를 둔 B사는 99년 한국에 진출, 역삼동의 15층짜리 S빌딩과 청담동의 5층짜리 C빌딩을 경매 등을 통해 사들였다가 지난해 6월 김씨의 부인과 장인이 이사로 있는 부동산투자업체 W사에 300억여원에 매각하고 열흘 만에 국내 영업소를 폐쇄했다. 검찰은 B사와 W사 관계자들을 잇따라 소환, 빌딩 거래경위 등에 대해 캐고 있으며 B사를 통해 외국으로 빠져나간 자금의 행방 등을 쫓고 있다.
<오철수기자 cs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