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개도국 인구 억제해야 하나?

인류 생존 위해 해야 VS 이기심의 발로

■당신의 선택은-글로벌이슈

제임스E.하프·마크 오언 롬바디 엮음, 양철북 펴냄


여기 두 가지 관점이 있다. 금융위기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인구증가는 억제돼야 하나 등 첨예한 이슈마다 찬반이 갈린다. 당신의 선택은? 미국내 많은 대학이 토론용 교재로 사용하기도 하는 연작물 '당신의 선택은'(Taking Sides) 가운데 3권이 양철북 출판사에 의해 번역 출간됐다. △기업윤리 △과학기술 △글로벌 이슈를 각각 주제로 다루고 있다.

미국 '맥그로힐 에듀케이션즈'가 기획한 이 연작물들은 선별한 주요 화두별로 대립하는 견해를 가진 두 저자의 입장을 소개하고, 논점을 대비했다. 사안마다 이렇게까지 다른 생각이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다. 어느 편(Side)을 들것인가. 오히려 과유불급(過猶不及), 즉 지나친 쏠림에 대한 경계심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글로벌 이슈' 편은 인구와 환경, 세계 안보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저자들은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이슈의 특징을 정의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지금의 이슈가 이전의 그것과 다른 점은 국경을 초월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연스레 어느 한 행위자의 자발적인 행동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국경을 넘어 다양한 이해 관계자가 등장하면서 입장에 따라 이슈에 대한 평가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예컨대 개발도상국 가정에서는 대여섯 명의 아이를 낳는 것이 당장 가족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유엔인구기금에서 일하는 연구원은 이 같은 행동이 개도국의 빈곤과 자원 고갈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든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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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주제는 1부를 구성하고 있는 인구 문제다. 저자들도 밝혔듯 책에서 소개하는 글로벌 이슈의 대다수가 세계 인구의 폭발적 증가 시점과 거의 동시에 등장했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이슈가 무엇이든 급속하게 성장하는 대규모 인구의 존재는 관련 이슈를 악화시키고 기본적인 성격까지 바꿔놓는다. "인구성장 규제에 성공하면 생태 전쟁에서 절반은 이길 수 있지만, 실패할 경우 모든 세계 문제들이 갈수록 거세지는 물살에 휩쓸리게 될 것이다." 저자들이 책의 첫번째 이슈로 인구 문제를 설정한 이유다.

'인구 증가보다 출산율 감소가 오늘날의 중요한 세계 인구문제인가'라는 첫 번째 이슈는 '그렇다' 라는 입장의 뉴스위크 인터내셔널 기고가인 마이클 마이어의 글로 시작한다. 그는 출산율 저하로 지구촌 곳곳의 인구가 줄어들면서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에서 도시에만 인구가 집중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월드워치 연구소 연구원 대니얼 니렌버그와 미아 맥도널드는 '인구의 꾸준한 증가가 결국 소비 급증으로 이어져 자원 문제 같은 더 큰 이슈를 생산해 낼 것'이라고 맞불을 놓는다.

이 같은 논의는 '개도국의 인구 증가를 억제하는 정책에 다시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인가'라는 두 번째 이슈로 넘어가며 한층 치열해진다. 미국 인간연구소의 커뮤니케이션 고문 테리 M. 레딩이 세계의 생존을 위해 개도국의 인구 증가를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인구조사연구소 소장 W. 모셔는 이 같은 행동을 '고결하고 인도적인 동기라는 이름으로 개도국에 피임을 강요하는 이기심의 발로'라고 지적한다. 3만 원.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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