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명분없는 철도 노조의 파업 계획
단체협상을 진행 중인 전국철도노조가 파업 등 강경투쟁을 예고하고 나서 큰 혼란이 예상된다. 철도노조는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교섭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요구안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다음달 1일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서울지하철노조ㆍ화물연대ㆍ전국택시노조연맹 등 민노총 산하 3개 운송노조와 공동투쟁 계획도 밝혔다. 만약 운송노조의 공통투쟁이 결의대회 수준을 넘어 연대파업 등으로 번질 경우 국민들의 불편은 물론이고 수출화물 등 물류에도 차질이 빚어져 경제적으로도 적지않은 타격이 우려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철도노조의 파업은 자제돼야 한다.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전략이겠지만 미리부터 파업을 예고하고 나서는 것이나 다른 노조까지 끌어들이는 것은 진지한 협상 자세라 할 수 없다. 노조의 요구사항도 설득력이 약하다.
노조는 철도 상업화 중단 및 공공성강화, 완전 주5일제를 위한 인력충원, 해고자 복직, 비정규직 차별철폐 등을 요구하며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철도공사의 현재 경영상태를 보면 이런 요구는 무리다. 철도공사는 비효율적이고 방만한 경영으로 만성적 부실상태에 있다.
철도 민영화의 필요성도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적자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철도공사로서는 강도 높은 경영합리화 노력이 더 필요하다. 해고자 복직 문제도 그렇다. 불법파업으로 해고돼 이후 이것이 다음 노사협상의 쟁점이 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또 불법행위와 해고로 이어져 쟁점이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해고자 복직문제는 노사협상에서 더 이상 쟁점이 되지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법과 원칙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고속철 등 시설관련 부채 부담완화, 인력충원 등은 필요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정부의 재정사정과 객관적ㆍ합리적 조직진단을 거쳐 검토할 문제지 파업부터 하겠다고 나설 일은 아니다.
명분 없는 강경투쟁은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없고 이는 노조의 입지를 스스로 좁히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노조가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풀어가기 바란다.
입력시간 : 2006/02/14 1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