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르헨 새 대통령 키츠너 확정

카를로스 사울 메넴(72) 아르헨티나 전 대통령이 14일 오후(현지시간) 대선 결선 투표를 앞두고 후보 사퇴를 선언함에 따라 산타 크루스 주지사 출신의 네스토르 키츠너(53) 후보가 아르헨티나 차기 대통령으로 공식 확정됐다. 키츠너 호는 당선의 축포를 터뜨릴 겨를 없이 당장 1,410억달러의 외채를 감당하지 못해 국가 부도(채무 불이행) 상태의 경제부터 손을 써야 하는 입장이다. 우선 오는 25일 취임과 동시에 올 8월까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대가로 국제통화기금(IMF)과 힘겨운 채무 연장 협상을 해야 한다. 20%가 넘는 실업률에 전 국민의 58%가 빈곤선 이하의 생활에 신음하고 있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자본시장을 속속 떠나면서 페소화 가치는 여전히 불안정하다. 고정 환율제의 페소화가 지난 2001년 변동환율제로 전환되면서 페소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며 야기된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하는 것도 과제다. 키츠너의 당선은 그의 과거 업적과 대중 인기 때문이 아니라 메넴 전 대통령(89년~99년 재임)의 국정 운영시 경제 실정, 부패 스캔들에 따른 반발의 산물이라는 분석이다. 사실 키츠너 신임 대통령은 선거 운동 내내 메넴 전 대통령의 정적인 에두아르도 두알데 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탄생한 만큼 독자적인 운신폭이 극히 제한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자신을 `신 케인주의자`로 천명하면서 정부의 시장 개입을 주장하는가 하면 대외 채무 포기 발언도 서슴지 않는 키츠너에 대해 국제 금융계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키츠너의 사회주의 시장 경제가 희망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그가 경제 정책을 소신껏 추진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김상용기자 kimi@sed.co.kr>

관련기사



김상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