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가계대출 전격 중단… 시중銀 창구 대혼란

농협·신한·우리銀 특단조치


농협과 신한ㆍ우리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들이 전격적으로 가계대출을 중단했다. '6ㆍ29 가계부채대책'을 내놓은 후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특단의 대책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일종의 '독약처방'을 쓴 것이지만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전가의 보도로 사용했던 '관치'가 발동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해당 금융회사들은 이 사실을 고객에게 미리 알리지 않아 대출을 받으려고 창구를 찾았던 고객들이 헛걸음을 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농협은 주택담보대출ㆍ주식담보대출ㆍ신용대출 등 가계대출을 이달 말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이달 말까지 금리안전모기지론과 비거치식 분할상환 방식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ㆍ모기지론ㆍ직장인신용대출 등 대부분의 신규 가계대출을 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구체적인 사용처에 대한 증빙자료가 없는 대출을 거절하고 주식투자 등을 위한 대출도 중단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기존 대출은 지속하지만 중요 고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특별금리인하 등의 혜택을 당분간 없애기로 했다. 다만 이들 은행은 예금담보대출ㆍ전세대출ㆍ새희망홀씨 등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출상품을 그대로 취급하고 긴급자금이 필요한 고객에게는 대출을 하기로 했다. 농협, 신한ㆍ우리은행을 제외한 국민ㆍ기업ㆍ외환ㆍ씨티은행 등 다른 은행들은 정상적으로 대출업무를 취급하지만 대출심사는 한층 강화됐다. 일부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중단한 것은 금융당국의 강력한 지도에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 말 가계부채대책을 내놓았지만 지난달 가계대출이 4조3,000억원이나 늘어나는 등 좀처럼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율이 전월 대비 0.6% 이상 늘어난 농협(1.38%), 신한(1.18%), 우리은행(0.68%)에 대출중단 조치를 취한 것. 은행들의 갑작스러운 조치로 고객들은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해당 금융사들이 대출중단 방침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고객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농협을 찾아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다 거절 당한 박성준(가명)씨는 "예고도 없이 신규대출이 안 된다고 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사정상 돈을 꼭 빌려야 하기 때문에 주거래은행을 옮기더라도 다른 곳에서 대출을 받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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