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증세·규제 탓에… 기업 한국 엑소더스 우려

전경련 보고서 경고


최근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급속히 나빠지면서 생산기지의 해외 이전이 가속화되는 ‘경제 엑소더스’ 가 우려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4일 ‘한국 경제 엑소더스가 우려되는 7가지 징후’ 보고서를 통해 ▦증세 논의 ▦과도한 기업 규제 ▦납품단가 조정 어려움 ▦엔저현상 ▦높은 생산요소 비용 ▦경직적 노사관계 ▦반기업 정서 확산 등으로 기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전경련은 글로벌 법인세 인하경쟁 속에서 한국만 증세를 논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법인세율을 현재 35%에서 28%로, 영국은 24%에서 22%로 추가 인하할 예정이며 스웨덴은 26.3%에서 22%로, 덴마크는 25%에서 22%로 인하할 방침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재 22%인 법인세율을 25%나 30%로 인상하는 법안이 발의돼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 회부된 상황이다.

과도한 기업규제도 한 번 한국을 떠난 기업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으려 하는 이유로 꼽혔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2년 우리나라의 정부 규제 부담 및 규제개선 효율성은 총 142개국 중 각각 114위, 96위에 불과하다. 전경련이 지난해 7월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164개사 중 국내 유턴을 고려하는 기업은 단 1개사(0.7%)에 불과했고 유턴 촉진 과제로 ‘각종 규제 해소’를 가장 많이 지적했다.


납품단가 인하 금지도 해외로 거래선을 변경하려는 유인을 높이고 있다. 최근 기업들은 시장 변동에 따른 신속한 가격조정 압박에 직면해 있지만 하도급법 개정으로 단가 조정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납품단가를 인하하면 3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이 적용된다. 기업들은 단가인하 조정이 사실상 금지됨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생존을 위해 부품 공급선을 외국 기업으로 이전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관련기사



급격한 엔저 현상에 따른 해외 생산기지 확대도 우려된다. 전경련이 올해 3월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제조업의 평균 손익분기점 환율은 1,185원으로 국내 산업은 이미 적자구조에 직면해 있다.

비싼 땅값과 물값, 인건비 등도 기업 엑소더스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국내의 산업용지 가격은 1㎡당 59만원으로 중국의 2.1배, 베트남의 4배 수준이며 인건비의 경우 우리나라 제조업의 시간당 근로자 보수는 18.9달러로 대만의 2배, 필리핀의 9.4배에 달한다.

이 밖에 전경련은 경직적 노사관계와 반기업 정서로 인해 기업인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는 점도 기업의 해외 이전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우리 경제의 엑소더스 현상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국제수지표상 해외직접투자는 236억3,000만달러인데 반해 외국인직접투자는 50억달러에 불과했다. 국내로 들어온 돈보다 해외로 나간 돈이 5배 가량 많은 것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경제 엑소더스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