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주5일 근무제'가 확대, 시행되면서 해당되는 중소ㆍ벤처기업이 새 근로환경에 적응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00인 이상 사업장까지 '주5일 근무제'시행이 7월부터 의무화되면서 해당 업체들은 그동안 나름대로 준비해왔음에도 여전히 업무시간 조정, 임금부담 완화책마련 등으로 신경을 바짝 쓰고 있다. 많은 중소기업들은 특히 토요 근무를 중단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이로인해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으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정부의 지원책 마련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근로자 200여명의 패션가방 전문제조업체인 시몬느의 이민수 기획실 차장은 "일이 많아 토요일까지 나올 경우 해당 부서 팀장 및 부서장의 결재를 받도록 하고 있다"면서 "평일 근무할 때 집중도 있게 일을 하고 쉴 때는 확실히 쉬어주는 것이 회사나 직원 개인에게나 좋지않겠냐"고 말했다. 법규시행에 앞서 몇 해전부터 주 5일제를 시행하고 있는 시계업체인 SWC의 김동순 사장은 "직원들의 사기진작과 복지지원 차원에서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주5일제를 여전히 탐탁치 않게 여기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종업원이 190여명인 안산 시화공단의 명화금속은 지난 달까지만 해도 매주 토요일 8시간(4시간은 초과근무수당 지급) 근무를 했었는데 이달 부터 토요일은 격주로 8시간 휴일근무를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근무시간이 줄어 평일 근무수당의 1.5배를 주고라도 휴일근무를 실시할 수밖에 없다"며 "추가 비용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월 2회 정도만 휴일근무를 하는 데도 인건비는 4% 정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200여명이 근무하는 안산 반월공단의 삼신화학공업도 지난 달까지만 해도 생산직은 매주 토요일 8시간 근무를 했었는데 이달부터는 생산직(130여명)의 절반 정도가 나와 휴일근무를 한다. 이에 따라 월 인건비가 1,000만~2,000만원 정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미 및 창원산업단지의 경우도 입주기업의 25% 내외가 해당업체로 주5일 근무제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소업체가 경영형편 때문에 휴일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구미공단 소재 L사 P총무부장은 "주5일 근무제 시행으로 근로자들의 통상임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휴일근무와 관련해 토요일은 유급으로 전환, 임금을 지급하고 일요일은 특근수당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산업단지에서 자동차부품을 운영하는 A사 K사장은 "변형된 근무제를 도입해 휴일 근무를 병행하는 게 대부분 중소업체의 현실"이라며 "그 만큼 중소업체에는 재정적 부담이 크다면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하소연 했다. 한편 업계 한 관계자는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더라도 사업체 성격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각 업체별로 노사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 향후 일어날 수 있는 마찰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