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경제계] "역시 그린스펀"

「역시 그린스펀 의장 답다.」최근 미국의 도매 및 소매 물가지수가 인플레 우려를 떨치고 안정된 모습을 보이자 미국 경제계는 또다시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얼굴)의 「선견지명」에 연발 찬사를 터뜨리고 있다. 더우기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강력한 주자인 앨 고어 부통령은 15일 미 경제를 요리하는 그린스펀의 성적이 「A++」라고 치켜세우며 재임명 의사를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미 금융계는 사실 지난 6월30일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미 연방기금 금리를 0.25% 포인트 오른 5.0%로 결정한 FRB에 대해 처음에는 의아해했다. 미 경제가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금리 인상을 결정한데는 수긍하지만 문제는 향후 FRB의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입장 변화가 석연찮았기 때문이다. 그린스펀은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금리 인상에 대한 반대 급부로 이전 FOMC에서 「긴축」으로 옮겼던 FRB의 통화정책 기조를 「중립」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인상폭이 0.25%에 불과, 다음에 또다시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FRB가 추가로 금리를 올리는 등 통화긴축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그린스펀은 이같은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시키는 조치를 취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웰스 파고 은행의 손성원(孫聖源) 수석부사장은 『이같은 통화정책의 입장 을 수정한 것은 그린스펀 의장이 매파와 비둘기파 등 양쪽 입장을 타협시킨 결과』라고 지적했다. 즉 FOMC내 금리인상을 주장한 매파와 비인플레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한 비둘기파의 뜻을 수용, 금리 인상을 하되 곧바로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중립으로 바꿔버렸다는 게 孫부사장의 분석이다. 그리고 최근 발표된 미 도매 및 소매물가 등을 놓고 보면 그린스펀의 예상은 그대로 적중한 셈이다. 지난 6월 도매물가가 0.1% 하락했다는 미 상무부의 발표에 이어 노동부 발표의 소매물가도 지난 5월에 이어 6월에도 0.1% 오른 것에 거쳐 사실상 인플레 압력이 제거된 것은 그린스펀 의장의 예상대로였다. 孫부사장은 『만일 지금 다시 FRB가 FOMC를 개최한다면 또다시 「중립」입장을 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경제의 인플레 압력이 해소되자 향후 금리인상 전망에 대해서도 금융전문가들의 시각도 바뀌고 있다. 실물경제에서 큰 변화가 없다는 전제 아래 당장 오는 8월24일로 예정된 FOMC 회의에서는 금리인상은 고사하고 FRB가 통화정책 기조마저 바꿀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또 오는 7월중 인플레가 높은 수준을 기록하더라도 FRB는 8월 회의에서 금리인상 대신 「긴축」입장을 통화정책 방향을 정한 후 10월 회의에서 금리인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10월까지는 추가적인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결론이다. /문주용 기자 JYMO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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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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