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3년 `펜티엄` 발표 이후 10년 만에 등장한 PC 프로세서의 새 이름 센트리노. “펜티엄을 넘어서는 인텔의 꿈이자 미래”라는 센트리노가 4월을 맞아 개인용 노트북PC 시장을 융단 폭격할 기세다.
센트리노는 덩치는 더 작고 가벼워지면서도 머리는 더 똑똑해지고 싶었던 노트북의 욕망을 한방에 해소해 주려는 인텔의 야심작이다. 전원선(線)이나 통신선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인터넷과 컴퓨팅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도 센트리노가 추구하는 바다.
◇무엇이 센트리노인가= `선을 없애자`는 지상과제에 따라 인텔은 중앙처리장치(CPU)인 `펜티엄M` 프로세서와 주기판(인텔 855PM) 칩셋, 무선랜 모듈(802.11a) 등 3개 주요 부품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었다. 센트리노라는 이름은 이 패키지 제품을 가리키는 브랜드인 동시에 셋을 효과적으로 묶어내는 모바일 기술 자체를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세 요소는 단순히 물리적으로만 묶인 게 아니라 노트북의 크기와 무게, 이동성과 배터리 수명을 최적화하기 위해 화학적으로 뭉쳐졌다는 게 인텔의 설명이다. 인텔은 “독점을 강화하기 위한 야욕”이라는 안팎의 비판에도 아랑곳없이 셋 중 하나라도 빠진 노트북에는 센트리노라는 이름의 부착을 허용하지 않는다.
◇무엇이 좋아졌나= 센트리노를 장착한 노트북은 무선랜 기능이 내장돼 있기 때문에 무선랜 카드를 별도로 구입할 필요가 없다.
KT, 하나로통신 등 초고속인터넷 사업자가 제공하는 네스팟, 하나포스 애니웨이 등의 무선랜 서비스에 가입하면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물론 무선 인터넷 중계기인 액세스포인트(AP)가 설치된 `핫스팟` 구역에서만 가능하다.
노트북의 큰 약점으로 지적됐던 배터리 수명의 한계도 저전력 설계와 시스템의 대기시간을 줄이는 방법으로 크게 늘려놨다. 사용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센트리노 시스템의 배터리 사용시간은 기존 노트북보다 30~40%까지 길다고 인텔을 설명했다.
저전력으로 설계된 프로세서는 발열 처리 때문에 차지했던 불필요한 내부공간을 대폭 줄였다. 최초의 센트리노 제품으로 소개됐던 삼성전자의 `센스 X10`은 DVD 드라이브를 기본 장착하고도 두께 23.8mm, 무게 1.8kg 밖에 되지 않는다.
3개의 부품의 결합으로 나오는 시너지 효과는 이 뿐만이 아니다. 인텔은 센트리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노트북이 기존 모바일 펜티엄3 1.2GHz 제품보다 41%, 펜티엄4 2.4GHz보다는 15% 향상된 성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PC업체들 `4월 대공세` 준비=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LGIBM 등 국내 주요 PC업체들은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인 센트리노 마케팅에 돌입한다.
이들이 내놓는 센트리노 노트북 주요모델은 1.3~1.6GHz CPU에 256MB DDR 메모리, 14~15인치 LCD 화면 등을 갖췄다. 무게는 2kg 내외, 두께는 25mm 내외이며, 가격은 최저 240만원대부터 50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김문섭기자 cloone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