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처음으로 11~12일 4개의 선박펀드가 자금을 공모한다. 2004년 첫 선을 보인 선박펀드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선박을 구입한 후 해운회사에 빌려주고 여기서 발생하는 임대수입을 배당으로 나눠주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선박펀들은 대게 정기예금보다 1.5배 이상 높은 수익률과 더불어 원금 손실이 거의 없는 안정성을 갖춰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이번에 선보이는 4개 펀드는 새로운 선박운용 기법을 적용해 수익률을 연 9.75%까지 끌어올려 투자자들의 관심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만기 때 선박 매각 원금 상환= 선박운용사인 한국선박운용이 내놓을 ‘동북아 27, 28, 29, 30호’는 ‘단순나용선(BBC)’이란 임대방식을 적용한다. 기존 선박펀드엔 ‘소유권이전조건부 나용선(BBCHP)’ 임대방식이 적용됐다. BBCHP는 선박을 임대한 해운회사가 임대기간 만료 후 선박을 매수할 의무가 있는데 비해 BBC는 계약기간이 끝나도 선박의 매수의무가 없다. 따라서 BBC 방식이 적용되는 ‘동북아 27~30호’는 임대 계약이 끝나면 배의 소유권을 다시 갖게 돼 배를 팔아서 원금을 상환하게 된다. 선박을 팔 대상과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에서 만기 시점의 선박 가격이 오르면 원금보다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고 반대의 경우엔 손실을 볼 수 도 있다. ‘동북아 27~30호’는 각각 척당가격이 4,800만달러인 ‘수에즈맥스’(12만~20만 DWT 급ㆍDWT : DeadWeight Tons의 약자로 선박에 실을 수 있는 화물의 무게, 선원, 소모품 등의 무게를 합한 값)급 선박을 구입한다. 이 가운데 만기 시 투자자에게 원금으로 돌려줘야 하는 금액은 1,630만 달러다. 5년 뒤 선박가격이 이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원금 손실이 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또 원금 손실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박 판매자인 그리스 해운사 탑 탱커사가 200만 달러까지 보상을 해주기 때문에 실제론 1,430만 달러 이하로 가격이 하락하지 않으면 원금 보전이 가능하다. 안재우 현대증권 SF팀 담당자는 “이번에 구입하는 선박은 만기 후에도 5년 정도 더 사용할 수 있다”며 “수에즈맥스의 하루 이용료는 최저 2만 달러이기 때문에 1년에 300일씩 5년을 사용할 경우 3,000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또 “고철가격만 500만 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원금에 손실이 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5년간 연 9.75% 배당= 선박펀드는 선박투자회사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 공모와 같은 절차를 거친다. ‘동북아 27~30호’에 투자하기 위해선 이 상품을 판매하는 현대증권, 굿모닝신한증권, 대우증권, 동양종합금융증권, 한국투자증권의 지점에서 증권 위탁계좌를 만들고 청약 증거금을 입금해야 한다. 청약은 11~12일 이틀에 걸쳐 진행되며 청약 증거금은 청약금의 100%이다. 선박투자회사 1주의 가격은 5,000원, 최소 청약단위는 100주이므로 이 상품에 투자하기 위해선 최소 50만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다만 과거 선박펀드의 경우 경쟁률이 10대1을 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50만원을 청약 증거금으로 넣을 경우 실제 받는 주식은 10주에 그쳐 청약 증거금은 넉넉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이 상품의 장점은 5년 동안 연 9.75%의 배당을 안정적으로 받는 데 있다. 또 1년간 자금을 예치해야 이자를 받은 정기예금과 달리 3개월마다 배당 수익을 챙길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반면 투자기간이 긴 데다 만기 시 원금상환이 선박매각 가격에 연동 돼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또 3억원 이하 보유주식의 배당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도 2008년 12월31일까지로 제한돼 2009년 3월부터 받는 배당금엔 16.5%의 세금이 붙는다. 세금이 적용되면 배당 수익률은 연 9.75%에서 8.14% 수준으로 낮아진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선박펀드는 채권형펀드의 일종이기 때문에 채권에 투자하던 자금을 이용해야 한다”며 “또 만기가 5년이기 때문에 장기여유자금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박펀드는 거래소를 통해 거래가 되긴 하지만 거래량이 워낙 적어 현금화가 어렵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