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업계가 모처럼 흰 우유에 승부수를 걸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주요 유업체들은 지난해 7년만의 우유값 인상으로 흰 우유의 수익성이 개선된 데다, 수년 동안 가공우유에 밀려 흰 우유 시장이 정체됐던 점을 감안해 올해에는 흰 우유 시장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최근 새로운 기능성 제품인 ‘서울우유 MBP’를 선보여 ‘셀크’ 출시 이후 주춤했던 흰우유 시장 공략에 재가동을 걸었다. 일반 우유보다 칼슘을 2.3배 늘리고 칼슘흡수를 촉진시키는 펩타이드(MBP)인 CPP(카제인포스포펩타이드) 성분을 강화하는 등 뼈의 대사와 재형성에 도움을 주는 제품으로, 가격은 기존 시유와 비슷하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지난해 흰우유 매출은 전년대비 제자리걸음에 그쳤지만, 올해는 제품 다양화 등으로 통해 3~5% 가량의 성장을 내다본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맛있는우유 GT’를 선보이며 흰 우유 시장 개척에 한 발 먼저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기존의 기능성 우유인 ‘아인슈타인’을 GT공법을 적용해 새롭게 출시했으며, 가정용 배달 우유와 학교 급식우유 등에도 모두 GT공법을 도입하고 있다. 남양은 올해 GT우유에 힘을 실어, 흰 우유 매출을 지난해 2,912억원에서 올해에는 14% 성장한 3,315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매일유업도 오는 20일 기존의 ‘뼈로가는 칼슘우유’의 용기를 변경하고 철분 성분을 강화해 리뉴얼 출시하는 한편, 또다른 흰 우유 신제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기존의 ESL우유가 제품 신선화를 위한 가공처리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면, 검토중인 신제품은 기능성을 강조한 우유가 될 것”이라며 “올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파스퇴르유업도 지난해 흰 우유에서 지방을 완전히 뺀 무지방 ‘팻-프리’를 출시하는 등 업체마다 차별화된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유업계 관계자는 “1조5,000억원에 달하는 흰 우유 시장에서 밀리면 기본적으로 업계 순위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며 “최근 몇 년 동안 흰 우유 시장이 침체되다 보니 올해 시장이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각 업체가 흰우유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흰우유 시장은 전년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또 “흰 우유 시장 부진으로 업체들이 가공유에 전력을 모았지만, 지난해 가공우유 시장이 별다른 히트제품 없이 뒷걸음질을 친 반면 흰우유는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이 나아진 점도 흰 우유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는데 일조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