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골프 신동에서 지금은 실적이 저조해 만년 증권사 영업사원으로 있는 강승완(김승우). 그러던 중 조폭 마강성(이문식)의 투자금을 부도난 회사에 몰빵해 쫓기는 신세까지 됐다. 결국 마강성에 붙잡혀 죽지 않고 맞던 날, 죽을 각오를 하고 한밤중 터널 속을 질주하던 중 꿈인지 생신지 자신과 똑 같이 생긴 한 남자와 맞부딪힌다. 너무 놀란 승완은 결국 터널 벽을 들이 박는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정신을 차려보니, 사지는 멀쩡하다. 길거리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사인해달라고 달려든다. 주위를 둘러보니 광화문 네거리에 멋드러진 공원이 있고, 그 옆 빌딩 위 전광판에는 자신의 광고 사진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결국 여기는 바로 자신이 포기했던 골프 스타의 꿈이 이뤄진 또 다른 세계.
반면에 골프 전성기를 누리는 세계 챔피언. 돈과 부, 명성, 아름다운 아내까지. 없는게 없는 스포츠 스타. 그런데 요즘 하루하루가 감시받는 것 같아 답답하다. “제발 날 좀 내버려두라구!” 어느날 터널안에서 나와 똑같이 생긴 어리버리한 녀석과 마주쳤다. 좁은 집, 궁상맞은 여동생, 보자마자 협박하며 두들겨 패는 조폭까지. `도대체 여기가 어디야!`
지난해 `라이터를 켜라`에서 코믹연기 변신에 성공한 김승우와 `폰`의 호러 연기 그리고 `색즉시공`에서 자유분방한 여대생의 연기 성공으로 흥행여배우가 된 하지원이 함께 출연한 `역전에 산다`(감독 박용운)는 뒤바뀐 세계속에서 승완이 벌이는 황당하고 기발한 코믹 에피소드와 더불어 자신이 포기했던 꿈을 이뤄가며 진정한 인생의 역전을 성취하는 모습을 그린다.
이 영화에서 김승우와 하지원은 `재미있는 장면 베스트 5`를 뽑았다. 우선은 승완이 투자금을 얻기 위해 갈비집 아줌마와 함께 사교댄스 강습까지 받으며 애교작전을 펼치는 모습을 비롯해, 승완이 머리채를 잡고 끌어내리는 마강성의 리얼한 연기, 남편이 뒤바뀐 줄 모르는 지영이 욕실을 박차고 들어와 승완의 등을 밀어주는 장면, 승완과 지영의 베드씬, 임창정의 까메오 출연등이다. 우성시네마출시. 15세 관람가.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