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변화 원동력은 기술, 기술은 교육에 달려"

■ 방한 배럿 인텔 회장 강연<br>단백질공학 연구하면 암치료제 만들수있어<br>세계 각지서 인재확보가 경쟁력 유지 비결

31일 오전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교육부 주최로 열린 리더십 포럼에서 크레이그 배럿 인텔 회장이 '21세기 국가 혁신역량 강화를 위한 미래교육의 방향' 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동호기자

“질병을 예상하면서 치료제를 개발한다. 자율기능을 갖춘 컴퓨터가 맞춤 정보와 뉴스를 자동으로 서비스한다. 로봇 축구팀이 월드컵에서 우승한다. ” 세계 최대의 반도체 기업인 미국 인텔사 크레이그 배럿(66ㆍ사진) 회장이 31일 한국공학한림원 설립 10주년 세미나와 교육인적자원부 초청 강연에 잇따라 참석해 “지금의 표준은 10년 후면 골동품이 될 것”이라고 단언하고 “기술은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고 밝히면서 이 같은 미래상을 제시했다. 그는 “변화의 원동력이 기술이라면 기술은 교육에 달려 있다”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30일 저녁 방한한 배럿 회장은 두 가지 일정을 소화하느라 점심식사도 건너뛴 뒤 이날 오후 곧바로 한국을 떠났지만 스탠퍼드대 교수 이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열강을 했다. 앤디 그로브 회장에 이어 올 5월 인텔 CEO 겸 회장에 취임한 그의 방한은 지난 2003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테크노 CEO의 대표주자인 배럿 회장은 “기술이 앞으로도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하고 변화는 더 빠른 속도로 계속돼 새로운 영역이 떠오를 것”이라며 ‘기술이 흥미로운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빠른 기술발전과 변화의 한 근거로 반도체 전문가답게 “요즘 반도체 트랜지스터는 100나노미터인 독감바이러스의 3분의1에 불과하다”는 자료를 제시한 뒤 “10년 후에는 10~15나노미터로 작아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이어 인텔의 창립자인 고든 무어의 ‘무어의 법칙’이 10~20년은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 집적도가 1년6개월마다 두 배씩 증가하지만 가격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상을 제쳐두고 아예 무대로 나온 그는 “나노기술의 발달로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연산처리가 가능해진다”며 “인간 유전자 지도 작성보다 10배는 복잡한 단백질공학을 연구해 암치료제를 만들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질병의 원인과 징후를 빨리 찾아내 치료도 쉬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럿 회장은 “한국이 2002년 월드컵 개최국으로 세계에 놀라운 실력을 보여줬지만 자가인식 컴퓨팅 시스템을 이용한 로봇팀이 구성되면 한국팀이나 세계 최강팀도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컴퓨터가 세계 체스챔피언을 능가한 것이 한 예”라며 “20~30년 안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화와 기술의 핵심으로 그가 꼽은 것은 단연 ‘교육’이었다. 배럿 회장은 “지식기반 사회의 근간은 교육”이라며 “어린이와 젊은 세대의 교육에 얼마나 투자하느냐에 그 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실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것은 결국 교사”라며 “학생에게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교사를 잘 교육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업인이면서 교육을 최고의 가치로 강조하는 배경에 대해서는 “인텔뿐 아니라 다국적 기업들은 세계 각지에서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관건이며 이는 교육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각국의 교육 발전을 위해 미국 정부와 세계 각국 정부에 “적극적으로 로비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배럿 회장은 ▦초ㆍ중등 교육의 발전 ▦연구개발(R&D), 특히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 ▦새로운 아이디어를 이용해 부를 창출하는 능력 등 이 세 가지가 미래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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