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국과 FTA 박차 한미FTA에 "수출경쟁력 떨어질라" 위기감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일본이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이후 자국의 수출 경쟁력이 한국에 뒤떨어질 것을 의식, 미국등 각국과의 FTA 체결을 앞당기기 위해 분발하고 있다고 월스리트저널(WSJ)이 9일 보도했다. 신문은 한ㆍ미 FTA 시행 이후 한국 제품에 대한 대미 관세장벽이 사라지기 때문에 일본 제품 보다 수출 경쟁력에서 앞설 것이라고 전했다. 예를 들면 평면TV를 수출할 때 같은 가격일 경우 무관세인 한국산이 일본산 보다 5%가 더 싼 가격 경쟁력을 갖는다는 분석이다. 한국산 자동차는 일본산 자동차 보다 2.5%의 관세 혜택을 받는다. 이와 관련, 일본 경제산업성(METI)의 한 관료는 "한국에 뒤쳐질 수는 없다"며 "일본은 한ㆍ미 FTA 체결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 같은 위기의식은 지난 1990년대 중반 이후 미국과 자동차ㆍ전자제품은 물론 농산품에서까지 무역 전쟁을 해온 일본인들의 생각이 얼마나 바뀌었는지를 잘 대변해 준다고 분석했다. 일본이 FTA를 체결한 국가는 싱가포르와 멕시코, 말레이시아 등 일부 국가다. 일본이 미국과 FTA를 통해 얻는 효과는 큰 것으로 분석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지난 2004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ㆍ일 FTA 체결시 일본의 경제 생산량이 약 3%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아베 신조 내각의 경제정책위원회는 지난 달 미국은 물론 유럽연합(EU)와의 FTA 협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재계를 대표하는 게이단렌(經團連)은 최근 몇 년간 FTA를 포함한 경제 협력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신문은 "미국과 일본의 FTA는 세계 1ㆍ2위의 경제 대국의 연결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미국의 값싼 농산물이 일본 소비자들에게 공급되는 등 양국간에 얻는 이익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의 경우 과거부터 미국에 자동차와 전자 제품을 수출하면서 무역 마찰을 자주 빚어온 전례가 있다. 미국에 대한 수출은 늘리면서도 자국의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문은 "미ㆍ일 FTA 협상에 있어서 농업 부문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그 동안 양국간의 관계가 많이 변화했기 때문에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은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신문은 일본 내 농업 부문의 저항이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내 농산물 가격이 비싼 편이고 미국에서 수입되는 농산물은 오렌지와 파인애플에서부터 밀가루까지 다양하지만, 로비 그룹의 영향력이 커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강력하게 저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농산물 시장 개방에 적극 반대하는 일본 전국농협중앙회의 고바야시 히로후미(小林寬史) WTO 및 FTA 대책실장은 "일본 농가 폐업이 이어지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어 관세마저 철폐한다면 현재 상태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7/07/09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