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중국 펀드서 자금탈출 시작되나

1주일새 635억 빠져나가 "환매랠리 돌입" 분석

"단기 차익실현… 턴어라운드 요인 남아" 반론도


중국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상하이지수의 단기 급등 이후 최근 찾아온 조정에 따른 일시적 유출일지 지속적인 환매 랠리의 시작일지를 두고 시장의 논란도 커지고 있다.

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중국 펀드에서 총 635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홍콩뿐만 아니라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66개 펀드에서도 25억원가량이 순유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올 들어 중국 본토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로는 자금이 꾸준히 유입돼왔기 때문에 최근에 나타난 자금유출 현상은 이례적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본토펀드에서의 자금유출에 대해서는 단기가 가파르게 오른 증시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시세차익에 나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수익을 얻은 기존 투자자들은 수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며 "짧은 기간에 가파르게 오른 중국 A지수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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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금이 가장 많이 빠져나간 펀드는 KB자산운용의 'KB중국본토A주자(주식)A'로 총 151억원이 유출됐다. 이 펀드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900억원이 순유입됐지만 지난달 말 자금이 일시적으로 빠져나갔다. 자금이 너무 많이 몰려 최근 신규판매를 중단한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자H[주식]_A' 펀드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올 들어 총 1,102억원의 자금이 들어왔지만 최근 일주일 사이에는 19억원이 유출됐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신규 판매 중단 이후 새로운 자금 유입은 끊긴 데 반해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한 환매는 늘어나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나타난 중국 펀드에서의 자금 유출이 중국 증시 급락과 맞물린 탓에 중국 펀드에서도 환매 랠리가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증시가 단기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이미 상당한 차익 실현이 가능한 투자자들 중심으로 펀드 환매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중국 관련 펀드로 여전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규모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반면 환매를 통해 자금이 유출되는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규모 환매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 중국 증시의 부진은 단기 조정일 가능성이 높은 데다 반등할 수 있는 요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강효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과열된 측면은 있지만 금융이나 부동산으로 유입되지 못한 풍부한 유동성은 증시로 계속 유입될 수밖에 없다"며 "길면 한 달 정도의 조정 기간이 끝난 뒤 2·4분기 실적 발표와 선강퉁,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MSCI) 편입 등 반등에 도움이 되는 요소들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리스크 관리에 대한 필요성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 펀드 투자자들은 리밸런싱을 통해 위험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중국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A주에 투자하는 펀드에만 투자한 경우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덜한 H주 펀드에 분산 투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레버리지 펀드의 경우 상승과 하락 모두 가능성이 열려 있는 만큼 투자할 때는 경제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특히 정보기술(IT)이나 헬스케어 등의 업종에 집중 투자하는 섹터 펀드는 하락위험이 커진 것을 염두에 두고 투자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김대영 KB자산운용 글로벌전략운용본부 부장은 "중국 정부가 기준금리 인하 등 추가 부양책을 발표할 가능성도 남아 있어 중국 시장이 더 성장할 여력은 충분하다"면서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리스크가 예전보다는 커졌다는 점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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