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말해다오~ 연안부두 떠나는 배야


지난 주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첫 경기가 열리던 문학구장에 울려 퍼진 구도 인천 야구팬들의 응원가 '연안부두'는 가락이 흥겨워 응원가로써 제격이지만 가사에는 안타까운 이별과 그리움, 애절함이 묻어난다. 요즘에야 그런 광경을 보기 힘들지만 필자가 기억하는 예전의 연안부두는 노랫말처럼 만남과 헤어짐의 공간이었고 서민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사연 많은 곳이었다. 그뿐인가. 가슴이 갑갑하거나 머릿속이 복잡해 문득 탁 트인 바다가 보고 싶을 때 경인고속도로를 달려 찾던 곳이 바로 인천 앞바다와 연안부두였다. 또 얼마 전 폐장한 송도유원지 역시 예전에는 수도권을 대표하는 해수욕장이면서 여름이면 물보다 사람이 많다 할 정도로 붐비던 피서지였고 젊은이들이 즐겨 찾던 낭만 가득한 곳이었다. 이렇듯 인천 앞바다는 옛 시절 도시민들의 휴식공간이자 힘든 도회생활의 탈출구였다. 인천 앞바다는 미추홀로 불리던 오랜 옛날부터 생계의 터전이었고 19세기 말, 외세에 의해 개항된 후 항구도시로 발달했지만 한편으로는 식민지의 아픈 역사를 담고 있는 현장이다. 또한 우리나라가 산업화, 근대화의 길을 걸으면서 인천항의 물동량이 크게 늘었고 배후에 공업단지가 개발돼 경제성장 역군의 역할을 수행했으며, 갯벌을 매립해 도시로 개발되면서 최근에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고 외자유치에도 한몫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발의 역사는 인천 앞바다를 더 이상 우리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으로 만들어 놓았다. 인천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양도시라고 하지만 해안선 대부분이 항만과 공업단지나 해안도로로 막혀 바닷가를 보거나 걷기가 어렵다. 게다가 접경 지역의 특수성 때문에 군사용 철책에 둘러싸인 곳도 적지 않다. 그래서 시민들이 마음 놓고 찾을 수 있는 바닷가는 고작 10%도 되지 않을 뿐더러 그나마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은 매우 드물다. 정부에서 연안관리계획을 수립해 체계적으로 바닷가를 관리하려는 까닭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바닷가를 경제적인 용도로 활용하는 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도시민에게 돌려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는 비단 인천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모든 해안도시에 해당되는 문제점이기도 하다. 이제 워터프런트로서 인천 앞바다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다양한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서 인천의 특성에 맞도록 적용해야 한다. 바닷가로 쉽게 접근할 방법, 시민들을 위한 휴식 공간 마련, 효율적으로 항만시설을 정비하는 일이 우선과제이다. 그 뿐만 아니라 생활수준과 비례하는 해양 레저 수요가 아라뱃길 개통 후 급증할 때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인천시는 지난 2002년 이후 수출입액이 부산을 앞질러 국내 제일의 물류와 관문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추세에 걸맞게 인천항을 중심으로 각 항만 별 친수공간, 물류, 청정 배후 산업단지 등 개발 콘셉에 맞게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물론 중앙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협력이 필요하다. 중앙정부와 인천시가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은다면 머지않아 인천 앞바다가 자연이 보존되고 역사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곳, 삶의 활력이 넘치는 곳, 언제나 다시 찾고 싶은 추억이 있는 도시민의 명소가 돼 바다가 보고 싶을 때 언제든 가고 싶은 곳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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