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성 자본 거래를 제한하기 위해 금융거래세(토빈세) 도입을 추진해 왔던 유럽연합(EU)이 마침내 금융거래세 초안을 마련해 공개했다.
2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이날 성명을 내고 2014년부터 주식, 채권, 파생상품 거래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금융거래세 도입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EU 27개 전 회원국에 적용된다.
세부사항으로는 주식과 채권 거래에 대해서는 0.1%, 파생상품 거래에는 0.01%의 세율을 매기기로 했으며 세금 부과대상은 은행, 투자은행, 보험회사, 연금펀드, 주식중개인, 헤지펀드 등이라고 EU는 밝혔다. EU는 금융거래세로 2014년부터 연간 570억유로를 걷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U가 금융거래세 도입을 관철한 것은 막대한 재정적자로 신음하고 있는 유로존 회원국에 세수 기반을 마련해 주고 초단타 매매 등 투기 거래를 사전에 차단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앞서 EU는 재정위기가 본격화됐던 지난해부터 금융거래세 도입을 추진했으나 일부 회원국들이 성장률 하락 및 금융 거래 둔화를 이유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바람에 무산됐었다. 실제로 EU가 금융거래세를 도입할 경우 역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EU는 성명에서 “재정위기 국면에서 금융거래세 도입은 금융 섹터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일부 우려와 달리 금융권에 과도한 세금을 물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영국의 빈스 케이블 상무장관은 “세금은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며 영국은 EU의 계획에 동참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영국은 EU내에서 금융시장이 가장 발달해 금융거래세가 부과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