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흔들리는 2기신도시…집값불안 새 불씨 되나

동탄2 자금조달 애로…김포한강은 시공사 못구해<br>파주운정, 개발승인 미뤄져 분양일정 줄줄이 연기<br>위례신도시, 골프장 이전·공동시행 문제로 발묶여<br>"2~3년뒤 수급불균형 불러… 가격상승 빌미 될수도"



2기 신도시 사업이 곳곳에서 흔들리고 있다. 이에 따라 2~3년 후 주택공급 물량이 줄어들게 되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7일 국토해양부와 지방자치단체들에 따르면 개발계획 승인 지연, 자금조달 차질, 각 지자체의 공동 시행 요구 등으로 대부분의 2기 신도시들의 추진일정이 속속 미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건설업계의 주택공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2기 신도시마저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 2~3년 뒤 주택 수급 불균형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2~3년 뒤 점차 경기회복기에 진입한다고 가정할 경우 수도권 내 주택 수요는 늘어나는 데 비해 공급은 부족해 시장 불안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올들어 지난 9월까지 수도권 내 주택건설 실적(건설 인허가 기준)은 10만53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5%나 줄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수도권 주택건설 물량은 18만3,919가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가 목표한 수도권 내 연간 주택공급 물량(30만가구)의 61.3%에 불과하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신도시 분양이 계속 미뤄지면 결국 집값 상승이라는 부메랑이 나타날 수 있다”며 “가구 수는 오는 2030년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여 주택 수급 균형을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신도시별 차질 현황을 지역별로 살펴본다. ◇동탄2, 사업자금 조달 차질=동탄2신도시는 최근 사업시행자인 경기도시공사가 갖고 있는 35%의 개발지분을 25%로 낮춰줄 것을 한국토지공사(개발지분 65%)에 요청하면서 사업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경기도시공사는 지난 8월 행정안전부가 지방공사채 발행 한도를 순자산의 10배에서 4배로 줄이면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졌다. 6월 기준 순자산이 9,815억원이어서 공사채 발행 한도가 10조여원에서 3조9,000억원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동탄2신도시의 사업비는 16조8,000억원으로 경기도시공사의 포기 지분을 토공이 인수할 경우 토공은 추가로 1조7,000억원 가까운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오는 20일부터 계획돼 있는 토지보상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탄2신도시의 보상비는 7조9,000억원 규모다. ◇김포한강, 시장침체로 민간 사업자 찾기 어려워=김포한강신도시는 택지를 분양받은 사업자들이 경기침체로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총 7,017가구가 분양될 예정이었으나 1,202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5,815가구의 공급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올해 11월 동시분양하기로 했던 중견 건설사 7개사 중 김포시에 사업승인 신청을 한 곳은 우미건설ㆍ화성산업ㆍ미래건설 등 3개사에 불과하고 창보종합건설과 지씨앤 등 2개사는 아직 시공사도 선정하지 못했다. 김포시의 한 관계자는 "분양이 성공할지 여부가 워낙 불투명하다 보니 이들 업체가 시공사 선정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인천 검단신도시는 8월로 예정됐던 개발계획 승인이 12월로 미뤄지면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주운정, 개발계획 승인 줄줄이 미뤄져=파주운정신도시 역시 사업계획 승인 일정이 지연되고 분양일정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우선 2단계 구간에서 올해 분양 예정된 물량 중 아직 분양이 이뤄지지 않은 물량은 780가구에 달한다. 공공택지 역시 전체 34개 블록 중 아직 5개 블록에 대한 분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택지사업 준공이 내년 말까지로 여유가 좀 있지만 군사시설과 문화재 발굴 조사 등으로 택지분양 시점을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파주시의 한 관계자는 "3단계 구간의 개발계획 승인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일부 차질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3단계 구간의 개발계획 승인은 애초 6월 말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일러야 올해 말에 개발계획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9월에 시작될 예정이던 3단계 구간에 대한 토지보상 착수 역시 내년 말에나 가능할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위례(송파), 골프장 이전ㆍ공동 시행 문제 발묶여=위례신도시도 국방부 골프장 이전 문제와 SH공사의 공동사업 시행 요구 등으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토공의 한 관계자는 "국방부 시설을 이전하려면 골프장 대체부지를 마련해줘야 하는데 당초 대체 골프장으로 쓰려던 성남CC가 미군기지 이전 지연으로 활용이 어려워졌다"며 "대체 골프장을 수도권에서만 찾아야 돼 난항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SH공사가 공동 시행을 요구하는 점도 걸림돌이다. SH공사가 참여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성남시와 하남시도 공동 시행을 요구할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국토부는 "SH공사의 참여 문제는 내년 3ㆍ4분기까지 결론을 낼 것"이라며 "성남ㆍ하남시가 공동 시행을 요구한다면 참여목적을 들어보고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례신도시는 분양일정이 당초 2009년에서 2010년으로 미뤄졌지만 추가로 늦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판교ㆍ광교ㆍ평택ㆍ양주도 일부 사업지연=2기 신도시 중 가장 우수한 입지여건을 갖춘 판교신도시의 경우에도 부동산 투자심리 악화에 따라 일부 근린상가와 아파트 분양물량이 내년으로 연기됐다. '판교 다음 광교'라 불리던 광교신도시도 올해 핵심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인 '광교비즈니스파크'가 10월 말 사업자 공모에 나섰다가 유찰됐다. 평택 고덕국제화신도시는 당초 연말까지 보상을 마치고 착공, 2013년 준공 예정이었으나 토공이 금융위기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보상이 미뤄지고 있다. 양주신도시 역시 일부 필지가 아예 팔리지 않고 있어 사업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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