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대학들의 2008학년도 입시 학생부 반영과 관련해 재정제재에 이어 교수정원 동결이라는 행정적 제재까지 검토하는 등 초강경 태세로 몰아가는 한편 물밑으로는 대학 총장과 교육부총리와의 간담회를 추진하는 ‘강온전략’으로 선회했다.
일부 대학들이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내신비중 축소입장을 고수하는 등 ‘마이웨이’를 가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교육부의 양면 작전이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육부, ‘강온전략’으로 선회=교육부는 대외적으로는 내신 무력화를 시도하는 대학들에 재정지원 삭감, 교수증원 불허, 학사 감사 등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19일에도 교육부는 서울대 등 내신 무력화를 시도하는 국립대에 대한 압박조치의 하나로 내년 교수증원 신청을 허가하지 않거나 학사 감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7월까지 최대한 대학들을 설득한 뒤 안될 경우 행ㆍ재정지원과 연계한다는 것. 교육부는 현재 내년도 교수정원 조정을 위해 현재 각 국립대로부터 신청을 받고 있으며 다음달 초까지 증원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지난 1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08학년도 대입 전형 관련 대학 동향 및 정부 대책’ 보고서를 국회 교육위원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그러나 이런 움직임과는 별도로 다음달까지 주요 대학과 개별면담을 통해 내신 실질반영비율을 확대할 것을 요청하기로 하고 수도권 주요 사립대 총장들과 김신일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의 간담회도 추진할 예정이다.
◇대학들은 ‘마이웨이’=교육부가 이처럼 초강경 태세에서 한 발짝 물러난 것은 수시전형 접수시기와 대입 수능시험일이 각각 3개월, 5개월밖에 남지 않아 시간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고3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과 불안이 가중되고 있어 조속히 이번 사태를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점에서 대학들과 벼랑 끝 대치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
하지만 일부 대학들은 이 같은 교육부 방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번 입시에서 ‘교과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발언을 공공연하게 하거나 내신비중을 축소하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연세대 입학처 관계자가 18일 오후 서울 한성과학고 입시설명회에서 교과와 수능이 40%씩 반영되는 정시모집 일반전형을 소개하면서 “교과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논술이 당락을 결정하는 것도 10%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수능이 좌우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숙명여대도 지원자가 많이 몰리는 내신 1~4등급의 등급간 점수차를 줄이고 5~9등급간 점수차를 확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입시 전문가는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시간이 지연될수록 대학과 교육부 모두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결국은 양측이 협의를 통해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