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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원로 및 전문가들은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에 속도감 있는 개혁을 한목소리로 주문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연초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4% 달성 목표가 무산되면 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당장 내년부터 경제 개혁에 대한 추진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원로들은 먼저 2기 경제팀이 올해 경제성장률 4% 달성을 위해 내수경기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자리 창출을 통해 내수를 살리는 게 2기 경제팀의 가장 큰 과제"라며 "기업이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국민들이 일상생활로 복귀해 지갑을 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정부 2년 차인 올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후반부에 추진 동력이 약화된다"며 "연초 발표한 경제성장률 4%, 고용률 70%,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등 이른바 '474 비전'이 실현 안 되면 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전무는 "2기 경제팀은 내수 살리기에 '올인'을 해야 한다"며 "전세금 상승·세금 및 연금 부담 등으로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적극적인 해법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환율 문제에 지나치게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원·달러 환율이 세자릿수 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방어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정근 회장은 "2·4분기 경제성장률이 3.4~3.5%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을 용인하고 있어 기업의 수출과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2기 경제팀은 환시장 개입 수준의 미세조정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수장으로 한 1기 경제팀의 약점이 과단성 있는 집행력의 부족이었던 만큼 2기 경제팀은 '실행'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국내 경기에 세월호 참사와 같은 악재가 많아 어려움이 크다"며 "1기 경제팀의 경제 혁신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가 체감 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명심하고 1기의 추진 과제가 2기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기 경제팀이 경제 혁신을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면 앞으로는 집행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런 관점에서 2기 경제팀은 경기 부양 뿐만 아니라 고령화·저출산율 등 중장기적으로 국가 발전을 해칠 수 있는 갈등 요소들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주문도 잇따랐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경제 사회적으로 직면한 갈등이 큰 반면 이를 조정할 수 있는 역량은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어 고령화와 같은 중장기 문제를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2기 경제팀은 정책 집행 거버넌스에 맞춰 실마리를 풀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증현 전 장관도 "서민층을 위한 정책개발 등에 주력하는 등 국민적 에너지를 하나로 모으는 리더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