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박흥진의 할리우드통신] 독재정권에 핍박받는 이란감독들


독재자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표현의 자유다. 지난 1일 현대 이란 영화계의 선구자 중 하나로 이란의 현 정권을 비판하는 자파르 파나히 감독(49 사진)이 당국에 의해 체포 됐다는 뉴스를 들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파나히는 지난 6월에 있은 총선에서 아마디네자드가 재선된 것은 부정선거에 의한 것이라며 당선 취소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대규모 시위과정을 영화로 만들려다가 체포 됐다. 지난 9월에는 이 시위에 참가한 죄로 출국 금지 조치를 당해 지난 2월 베를린영화제의 이란영화 패널토론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해외에 잘 알려진 이란 감독치고 자기 영화가 국내에서 상영 금지 조치를 당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만큼 이란은 경직된 사회다. 역시 이란 영화계 중흥의 기수 중 하나로 '침묵'과 '가베' 등을 만든 모센 마흐말바프와 그의 딸로 '사과'와 '칠판'을 연출한 사미라는 현재 아프가니스탄 등 외국에서 활동을 하고 있고 쿠르드계 이란인으로 '술 취한 말들의 시간'을 만든 바만 고바디도 귀국을 못하고 있다. (그가 이란 지하 록뮤직세계를 그린 '아무도 페르샤 고양이들에 관해 몰라'는 오는 23일 미국에서 개봉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두 여인'을 만든 여권 옹호론자인 타미네 밀라니도 당국의 요주의 인물 중 하나다. 파나히는 지난 1995년 데뷔작으로 어린 소녀가 주인공인 '하얀 풍선'으로 칸영화제에서 최우수 데뷔작에게 주는 황금 카메라상을 탔고 2000년에는 '서클'로 베니스영화제 대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그의 다른 영화들로는 '진홍 황금'과 '오프사이드' 등이 있는데 내용이 이란 사회를 비판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의 영화는 모두 국내상영 금지 조치를 당했다. 파나히는 이에 대해 "당국은 독립영화인이나 자기들의 견해를 따르지 않는 사람들은 모두 서양 스파이로 간주한다"고 비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