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융빅뱅(1)

빅뱅이란 큰 폭발을 의미한다. 그리고 금융빅뱅은 80년대 영국에서 금융기관들간의 통폐합이 일어나면서 생겨난 말이다.하지만 최근 몇년 동안 일어난 미국과 유럽의 금융권간 합병은 80년대 영국의 금융통폐합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로 커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스위스 유니언뱅크와 뱅크코퍼레이션이 합병, 유나이티드뱅크(UBS)를 탄생시켰고 98년 4월 미국에서는 시티코프와 트래블러스그룹이 합병해 시티그룹이란 세계 최대의 금융기관이 탄생하였다. 세계 금융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던 일련의 합병들은 결국 세계 금융계에 바람을 일으키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세계 자본시장의 대부인 미국의 경우도 초기 자본시장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미국에서는 30년대에 글래스-스티걸(GLASS-STEAGALL)이라는 법이 생겼는데 이 법은 간단히 말해 은행업과 증권업을 분리해 금융업무의 전문화를 꾀하는 동시에 은행들의 과도한 증권투자로 인한 은행도산을 방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업무영역을 한정함으로써 자유경쟁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노출시켜 결국 70년대 들어서 미국의 은행들은 유럽계 은행들에 세계 금융시장의 주도권을 넘겨주는 위기까지 맞았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인정받는 미국답게 모건은행이 증권업 자회사를 설립, 주업무가 아닌 부업무(전체수입의 25% 이하)로 증권업을 영위하는 방법을 씀으로써 업무영역을 확장해갔다. 다른 미국계 은행들도 이러한 추세를 빨리 따라가기 시작했고 결국 세계 자본시장을 움직이는 현재의 미국을 만들었다. 세계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그동안 이와 같이 수없이 많은 문제점들이 돌출됐고 이러한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해나감으로써 오늘날과 같은 금융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IMF 체제 이후 국내 금융권에도 많은 문제가 제기됐고 이러한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하면서 발전해가는 우리 금융산업을 볼 수 있다. 앞으로 우리 금융권에 다가올 많은 변화를 진정한 선진자본시장으로 발돋음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함께 짊어지고 있는 과제임을 다시 한번 느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