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9월 23일] 지주회사로 새 도약 나서는 SK그룹

SK그룹이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서두르며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한 SK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은 다른 대기업의 지주회사 전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SK그룹은 SK C&C를 올해 안에 상장하고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가 보유하고 있는 SK C&C 지분을 일반공모 방식으로 매각해 순환출자의 고리를 끊기로 했다. SK는 그룹경영의 컨트롤타워 격인 SK C&C가 SK㈜를, SK㈜가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를, 텔레콤과 네트웍스가 다시 C&C를 지배하는 선단식 경영구조다. SK C&C를 상장하고 텔레콤과 네트웍스가 갖고 있는 지분을 팔면 이런 연결고리가 끊어지게 된다. SK가 외환위기 때 투기자본인 소버린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게 된 것도 이런 고리로 연결된 선단식 경영 때문이었다. SK C&C의 상장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주회사체제를 구축할 경우 SK그룹은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SK C&C가 상장되면 기업정보가 모두 공개됨으로써 경영 투명성은 물론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텔레콤과 네트웍스 구주매각을 통해 확보되는 1조5,000억원 남짓의 유동성은 신성장동력 발굴 등 투자역량을 한층 강화시켜 투자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SK의 지주회사 전환을 계기로 다른 기업들도 지배구조 개선을 고민해야 할 때다. 어떤 지배구조가 좋은가에 대해서는 정답은 없지만 지금 우리 경제여건에서 지주회사가 가장 바람직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SK에 앞서 지주회사로 전환한 LG의 기업 이미지가 크게 좋아지고 주가도 레벨업된 점이 이를 말해준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제도보완 등도 뒷받침돼야 한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는 대기업들의 전환비용을 줄여주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는데 실제 정책으로 구체화시켜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촉진제가 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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