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채권단운영위원회는 13일 산업은행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LG그룹에 증자참여나 LG그룹이 보유한 채권에 대해 청산시 회수율을 적용해 매입하는 캐시바이아웃(CBO)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최후통첩했다.
채권단은 LG그룹이 출자전환을 통한 증자나 CBO 방안 모두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LG카드 청산절차를 밟기로 했다.
산업은행ㆍ농협ㆍ우리은행ㆍ기업은행 등으로 구성된 채권단운영위는 이날 회의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이 같은 결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신규여신 중단, 대출금 회수 등의 금융제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운영위는 LG카드 정상화를 위한 1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 출자전환액 중 LG그룹이 8,750억원을 출자전환 등으로 부담해야 한다며 증자참여를 재차 요구했다.
채권단은 LG그룹 계열사들이 이사회에서 주주가치 희석 등을 이유로 증자를 거부하기로 결정하면 LG그룹의 카드 채권 전체를 청산시의 회수율을 적용해 2,600억원에 매입하고 청산 실무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국민은행ㆍ신한은행과 삼성생명ㆍ대한생명 등 나머지 11개 LG카드 채권금융기관들도 채권단운영위의 결론를 따르기로 결정했다. 이는 채권단이 공동보조를 취해 LG그룹에 대한 증자요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최용순 LG카드 경영지원단장은 “LG그룹의 증자만 이뤄지면 LG카드 경영정상화에 문제가 없다“면서 “LG그룹이 증자에 참여하면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 중 6조6,000억원은 만기 연장, 1조원은 크레디트라인 확대, 2%포인트 금리감면 등의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LG카드 실사를 담당했던 딜로이트앤투시는 LG카드를 정상화시킬 경우 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6조7,000억원 더 높아진다고 평가했다.
한편 LG카드는 오는 29일 증자 및 감자 결의를 위한 이사회를 열 예정이며 이때까지 증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상장폐지와 함께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