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R&D 경쟁력 키우려면

지난해는 일부 대학에서 발생한 연구비 유용 및 줄기세포 연구 논란 등으로 인해 과학기술계에 국민의 시선이 모아졌던 시기였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3년간 정부 R&D 예산 증가율은 미국(5.8%)ㆍ프랑스(4.2%)ㆍ대만(7%)보다 높은 평균 9.4% 수준으로 연구개발 투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돼왔으며 올해에는 전년 대비 14.2%가 증가한 약 8조9,000억원의 R&D 예산이 편성됐다. 이제 연구개발 투자 규모의 확대에 걸맞게 연구 성과를 극대화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연구비 집행 풍토를 확립해 연구개발의 투자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연구 과제의 기획ㆍ관리ㆍ평가 등의 선진화를 이루는 것이 과학기술계가 당면한 과제라 하겠다. 투자 규모 대비 효율성 높여야 지난 2006년 2월 출범한 제2기 과학기술부총리체제에서는 과학기술의 대중화ㆍ생활화, 과학기술의 세계화와 함께 과학기술의 특성화ㆍ효율화를 중점 방향으로 삼고 있다. 과학기술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국가 R&D 예산을 국가 계획에 따라 배분ㆍ조정하고 관련 사업을 전문성ㆍ공정성을 바탕으로 평가해야 하며 이와 함께 연구비 집행을 효율적으로 관리ㆍ감독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하는 바,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이다. 첫째, 연구기관 자율적으로 투명한 연구비 집행을 위한 내부통제기능을 강화해 연구비 부정 사용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 과제 단위의 정산뿐 아니라 연구기관 단위에서 연구비 중앙 관리, 연구기자재 검수 절차, 연구 참여율 전산 관리 등의 연구비 관리 능력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통해 정부는 연구비 집행이 모범적인 기관과 그렇지 못한 기관을 차별화해 관리를 효율화하는 한편 바람직한 연구비 관리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연구기관이 자율과 책임하에 선진화된 내부 연구비 관리시스템을 정착시키도록 유도해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현실에 맞게 연구비 관리제도를 개선함으로써 연구비 유용의 소지를 근절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05년 3월 범부처 연구관리기준인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을 대폭 개정함으로써 국가 R&D사업의 기획ㆍ관리ㆍ평가의 전주기에 걸쳐 투명하고 합리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연구실 공통 운영 경비를 인정하는 등 연구 현장의 애로 요인을 해소한 바 있다. 또한 최근에는 대학 연구실 내 학생 인건비 관리와 지급 문제를 개선한 ‘학생 인건비 풀링제’를 시범적으로 실시해 교수는 학생연구원을 융통성 있게 활용하고 학생은 연구 참여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대학 인건비 지급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 셋째, 연구자들 상호간 자율적인 정화 노력을 유도하기 위해 연구비 집행에 관한 개선방안 제안제도를 활성화시켜 연구비 집행을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연구비 집행 과정에서 연구자들이 갖는 고충을 해결하고 합리적인 연구비 관리에 대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연구비 관리에 관한 표준 매뉴얼을 만들어 연구기관에 보급하고 올바른 연구비 집행ㆍ관리에 관한 교육프로그램을 기획ㆍ실시하며 연구관리 전문기관 내에 상시적으로 연구비 집행과 관련한 상담 체계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위에서 제시한 방안이 효과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정부, 연구관리 전문기관, 연구기관 및 연구자간의 바람직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투명한 연구비 집행풍토 확립을 먼저 정부는 연구 현장에서 연구자들이 겪는 애로 사항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현실감 있는 연구비 관리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며 연구관리 전문기관은 연구기관 특성에 맞는 효율적 지원체계를 마련함과 동시에 올바른 연구비 집행을 위한 자문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연구기관은 연구비 중앙관리를 위한 기반 확충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우리의 소중한 국가고급자원인 연구자들은 연구비가 귀중한 국민의 세금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연구비 사용에 대한 책임 의식을 재확립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과학기술계 모두가 한마음이 돼 국가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때 투명하고 합리적인 연구비 집행 풍토가 뿌리내릴 수 있으며 나아가 과학기술이 동력이 되는 국민소득 2만달러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