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집트 "軍 동원 통해 시위 진압 고려"

파업 불구 수웨즈 운하 정상 운영.

이집트 정부가 9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의 새로운 확산에 대해 군을 동원한 강경 진압을 경고하면서 유혈충돌 우려가 일고 있다. 반정부 지도자들은 오는 11일 또 한번의 ‘100만인 행진’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아흐메드 아불 가이트 이집트 외무장관은 9일 언론 인터뷰에서 “혼란이 빚어진다면 군대가 국가를 통제하기 위해 개입할 것”이라며 “이는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관영통신인 메나가 보도했다. 앞서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은 전일 “더 이상 시위를 용인할 수 없다”면서 쿠데타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이집트 내각의 이 같은 발언들은 반정부 시위가 지난 8일과 9일 이집트 전역으로 퍼지며 다시 동력을 얻게 되자 군 병력을 사용해서라도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반정부 지도자들은 지난 1일에 이어 오는 11일 시민들이 ‘100만인 항의시위’에 다시 한번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 정부와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이들은 또한 노동조합도 파업으로 동참하도록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수에즈 운하의 노동자들이 8일 급여인상 및 근무여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지만 운하는 여전히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하면 전세계 해상 물동량의 8%를 담당하는 수에즈 운하의 운영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국제사회는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연일 외교ㆍ안보 회의를 통해 이집트 사태의 해결에 몰두하고 있지만 제대로 리더쉽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는 9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집트 정부에 민주화 개혁의 압박을 가할 기회를 놓쳐버렸다고 비판했다. 반면 가이트 이집트 외무장관은 미 PBS 인터뷰에서 정치개혁 이행을 압박하는 미 정부를 비난하며 간섭 자제를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9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과 전화로 이집트 사태를 논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집트 정부의 구체적인 개혁이행 등을 강조했지만 중동정세 안정을 중시하는 사우디가 이에 동조할 지는 미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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