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이티, 反정부 무장봉기 격화

올해로 독립 200주년을 맞는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 아이티에서 장기집권하고 있는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 정부 무장 봉기가 격화하고 있다.반군은 지난 5일 인구 20만의 고나이브를 점령한 뒤 곡창 지대의 11개 주요 도시를 물밀듯이 장악, 수도 포르토 프랭스의 목전에 다다랐다. 이 과정에서 5일 이후 사망자만 40여명에 이르고 있다. 정부군 격인 경찰은 9일 생마르크 등을 탈환했지만 북부에서 교전이 새로 발생하는 등 사태는 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나이브저항전선(GRF), 아티보나이트혁명저항전선(RARF) 등 다양한 분파로 이뤄진 반군은 1994년 해산된 군대와 가난에 지친 민중이 주 세력. 아이티 사태는 아리스티드의 2000년 대규모 부정 선거와 실정에서 초래됐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아리스티드는 해방신학을 신봉하는 가톨릭 사제 출신으로 1990년 최초의 민선 대통령이 됐으나 1994년 군사쿠데타로 쫓겨났다 미국의 개입으로 재집권했다. 아이티는 현재 독재와 부패로 해외 경제 원조가 중단되면서 중남미 최빈국으로 전락한 상태이지만 아리스티드는 2006년 임기까지 권좌를 지키겠다고 고집하고 있다. 아리스티드의 최대 후견인이었던 미국은 양측의 협상을 강조하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 하고 있고 UN 역시 아직 뒷짐을 지고 있는 등 국제사회의 관심은 적은 편이다. 다만 아이티에서는 1985년 쟝 끌로드 듀발리에 일가의 29년 독재를 끝장 낸 봉기 역시 고나이브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아리스티드 정권이 무너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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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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