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포부 키우려면 제갈량의 '관기대략' 학습법 배워라

■현자들의 평생공부법(김영수 지음, 역사의아침 펴냄)<br>공자 '정독' 강조했지만 '창의성' 등한시<br>사마천은 이론과 현장학습으로 깊이 다져<br>中 대표 지성인들의 특별한 공부법 엮어



중국 삼국시대 촉(蜀)나라의 걸출한 정치가이자 탁월한 전략가인 제갈량. '제갈공명' 혹은 '와룡선생'으로 불린 그 명성을 듣고 유비가 삼고초려 끝에 발탁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인품과 지략을 겸비한 제갈량의 공부법은 '관기대략(觀其大略)'이었다. '그 대략만 보는 것'이라는 뜻인데, 여기서 대략이란 대충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핵심부분을 말하는 것이다. 책에 담긴 실질과 요점을 이해하고 깨우친다는 점에서 오늘날의 과학적 독서법과도 유사하다. 제갈량의 '관기대략'은 주변 정세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탐색하고 대세의 흐름이나 변화를 간파하는 '식견을 기르는 공부법'이기 때문에 포부가 큰 사람일수록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중국사를 공부해 실생활에 접목하는 '응용 역사학'전문가인 저자가 중국을 대표하는 지성인들의 특별한 공부법을 모아 한 권으로 엮었다. 공자ㆍ맹자ㆍ사마천 등 중국 역대 현자 10명과 소진ㆍ장량ㆍ항우 등 사마천의 사기(史記) 속 인물 9명을 아우르며 이들의 공부법고 관련된 뒷얘기, 어록까지 담았다. 평생을 배우고 가르치는 일에 헌신한 공자의 공부법은 게으름 피우지 않는 '정독(精讀)'이었다. 논어 옹야편(雍也篇)에서 언급한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고 한 것은 오늘날 선진 교육이론과도 일치하는 '즐거운 공부법'이다. 배우고 수시로 복습하는 학이시습(學而詩習), 과거와 현재의 지식을 연계하라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공부와 실천을 결합하라는 학이치용(學以致用) 등이 공자가 강조한 학습 태도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이해하되 주관적 견해나 엉뚱한 상상력을 발휘해서는 안 된다는 술이부작(述而不作)은 창의력을 강조하는 현대 교육법과 거리가 있다. 그런가 하면 맹자는 독서를 하되 주관적이고 능동적인 적극성을 강조해 "책에 나온 내용을 다 믿는 것은 책이 없는 것만 못하다"고 했으며 사마천은 체계적으로 공부한 다음 역사의 현장과 당대의 스승을 찾아다니며 학문의 깊이를 다졌고 '사기'를 완성했다. 송나라 사상가 주희는 "독서의 삼도(三到)는 마음이 가는 심도(心到)와 눈이 가는 안도(眼到)와 입이 가는 구도(口到)인데, 이 중 심도가 가장 중요하다"며 체계적인 독서와 이치를 파고드는 공부, 실천을 위한 학문을 추구했고 그의 제자들은 이를 '주자의 독서법'이라며 따랐다. 이 외에도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 길을 다녀라"고 한 고염무는 세상에 유용한 공부라야 의미 있다고 했고 출세지향적 공부를 경계한 정섭은 "가장 중요한 것은 이치를 제대로 아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 했으며 벼슬에 애태우지 않고 술장사도 마다하지 않은 사마상여는 풍류를 동반한 공부를 강조했다. 저자는 "현자들의 공부법을 통해 지금 우리 교육 현실의 문제점을 더 명확하게 직시할 수 있다"며 "이들의 특별한 공부법 가운데 자신의 취향이나 성격에 맞는 방법을 택해 실천하고 또 창조적으로 변화시키면 나름의 진전과 발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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