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코스닥 새 소속부제, 후폭풍 거세다

투자주의 환기종목 두 개 중 하나 20% 이상 급락…일부는 하락률 40% 웃돌아 <br>업계 일각 “비(非)우량기업의 하락세가 코스닥시장 전체를 침체기로 몰고 있다” 지적도


서울 강남에 있는 기업을 다니고 있는 주식투자자 김경훈(가명ㆍ42세)씨는 그동안 매일 아침 들여다보던 증권사 주식거래 시스템을 최근에는 일절 켜지 않는다. 지난 해 8월 “투자하면 확실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지인의 말에 쌈짓돈을 투자했던 엘엔피아너스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일 코스닥 시장에 새로운 소속부제가 도입되면서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연일 하향 곡선을 그린 끝에 최근 8일 만에 50% 이상 급락한 상황이어서 김씨는 한숨만 쉬고 있는 상황이다. 김 씨는 “이미 수익률이 마이너스 92%에 달해 현재로서는 마냥 지켜볼 수 밖에 없다”면서 “답답한 마음에 투자한 회사를 찾아가 보기는 했지만 속시원한 대답은 듣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2일 코스닥시장에 새로운 소속부제를 도입한 이후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새 부제 도입 이후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낙인 찍힌 종목들이 폭락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시장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소속 부제가 오히려 시장의 침체를 부채질 한다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소속부제 시행에 따라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꼽힌 상장사 33개 가운데 26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다. 특히 15개 업체는 새 소속부제 시행이후 단 8일 만에 20% 넘게 주가가 하락했다. 엘앤피아너스의 경우 이 기간에 52.16%나 급락했고 지아이블루와 어울림엘시스도 40% 이상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린기술투자도 33.33%가 내렸다. 10% 이상 하락한 종목도 5개사에 달한다. 3개 업체는 하락률이 1~6%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테라움과 다스텍 등 2개 종목은 거래정지 중이다. 반면 이 기간에 주가가 오른 종목은 5개에 불과했다. 새 소속부제 도입의 여파로 투자주의 환기종목이란 꼬리표가 붙은 상장사들의 주가가 곤두박질 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비(非)우량 종목들이 연일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의 우량종목들은 치솟는 상황이 벌어지자 투자자들은 코스닥시장을 떠나 상대적으로 안전한 유가증권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투자주의 환기종목에 투자했던 한 투자자는 “시장 개선을 위해 도입한 새 소속부제가 오히려 시장의 침체를 부채질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 코스닥시장 상장사 기업설명(IR) 담당자는 “소속부제의 시행으로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될 경우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것은 일찌감치 점쳐져 왔다”면서 “이는 일종의 낙인효과에 의한 급락세로 풀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된 기업들이 상승세를 보이는 게 이상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코스닥시장 IR 담당자는 “내가 투자자라도 코스닥시장에 눈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 쪽에서는 투자주의 환기종목이란 꼬리표가 붙은 상장사들이 연일 추락하고 있고 또 다른 한 켠에서는 상장폐지사들이 즐비한 데 누가 코스닥 시장에 눈길을 주겠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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