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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잡스 잠들다] "제품의 설계자 잃었다"… 앞으로 1~2년이 큰 고비 될 듯

■ 애플의 앞날은<br>잡스 사임때와 달리 빈자리 치명적<br>쿡, 안전 우선주의로 독창성 퇴색 더이상 혁신제품 내놓기 힘들수도<br>잡스의 아이들 잇따라 회사 떠나 집단지도체제도 흔들릴 가능성

[스티브잡스 잠들다] "제품의 설계자 잃었다"… 앞으로 1~2년이 큰 고비 될 듯 ■ 애플의 앞날은잡스 사임때와 달리 빈자리 치명적쿡, 안전 우선주의로 독창성 퇴색 더이상 혁신제품 내놓기 힘들수도잡스의 아이들 잇따라 회사 떠나 집단지도체제도 흔들릴 가능성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양철민기자 chopin@sed.co.kr 선장 스티브 잡스가 없는 애플 호(號)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애플은 그동안 잡스 1인 회사나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애플에서 잡스가 보여온 영향력과 카리스마를 고려할 때 그의 빈자리는 치명적이다. 이는 지난 4일(현지시간) 신제품인 아이폰4S 발표 현장에서도 그대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잡스의 사망으로 애플의 앞날에 '적신호'가 켜졌다며 애플이 기존처럼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은 잡스가 구축해놓은 구도대로 움직이면서 순항할 테지만 향후 1~2년 앞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흔들리는 애플 신화=잡스 없는 애플은 상상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생각이다. '잡스=애플'이었기 때문이다. 잡스는 8월 애플 최고경영자(CEO)직에서 사임하면서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에 한 차례 충격을 던졌다. 하지만 당시는 이사회 의장으로 남아 애플에 멘토로서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잡스의 CEO직 사임 전후 지난 몇 개월 동안 글로벌 IT 업계는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구글의 모토로라 휴대폰 부문 인수, 휴렛팩커드(HP)의 개인용컴퓨터(PC) 사업 분사, 삼성전자와의 특허소송 전면전 등 격동의 글로벌 IT 업계에서 잡스 없는 애플이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 의문을 표시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장은 "아이폰4S 발표 현장은 애플이 지난 10여년간 보여준 것 중 가장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잡스의 부재가 애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잡스는 그동안 아이폰ㆍ아이패드 등 혁신적인 IT 기기를 잇따라 발표하면서 전세계 모바일 사용자들을 열광시켜왔다. 하지만 이제는 그가 없는 애플에서 더 이상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혁신과 통찰력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류 소장은 "애플의 신화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며 "제품에 대한 그림을 그려줄 설계자가 없으니 기존 제품의 사이클이 수명을 다하면 그 이후는 평범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애플호의 미래는, 여전히 안갯속=잡스는 사망 이전에 팀 쿡을 CEO에 지명하는 등 애플의 후계 구도를 완성했다. 하지만 4일 애플의 신제품 발표 현장에서 나타난 것처럼 그의 빈자리는 너무도 컸다. 잡스의 카리스마를 집단지도체제로 극복해보려 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혹독했다. 애플이 소비자들의 욕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애플 경영진은 앞으로 잡스라는 멘토 없이 총성 없는 IT 업계의 전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게 됐다. 하지만 아직 CEO인 쿡에 대한 시장은 반응은 신통치 않다. 통찰력과 직관에 의존해온 잡스와 달리 쿡은 '관리의 달인' '운영의 전문가'로 불린다. 쿡의 경영 스타일이 애플에 접목되는 과정에서 그동안 애플이 보여준 독창성 등 장점이 퇴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지훈 관동대 IT융합소장은 "4일 애플이 발표한 제품을 보면 기존과 달리 안전한 길만 가려는 모습이 역력하다"며 "저가형 제품을 내놓고 시장 지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여타 기업들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잡스가 그동안 구축한 집단지도체체가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집단지도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이른바 '잡스의 아이들'이 강력한 카리스마로 자신들을 이끌어온 잡스가 떠난 후에도 그대로 회사에 남아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애플 '앱스토어'를 성공으로 이끈 론 존슨이 최근 백화점 JC페니로 자리를 옮겼고 맥 소프트웨어 책임자인 버트란드 설렛도 3월 회사를 떠났다. 애플이 순항하기 위해서는 쿡의 리더십만으로는 안될 것이라면서 다시 새로운 지도자를 찾아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포스트 잡스 시대에 쿡을 보완할 임무는 '디자인 천재' 조너선 아이브 부사장과 인터넷 서비스 담담 에디 큐 부사장 등에게 남겨졌다"고 전했다. [포토] 파란만장했던 스티브 잡스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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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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