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입사 7년후 대졸자 대우" 우수 학생 대거 몰려

대우조선해양 내년 채용인원 30% 고졸자 선발<br>100명 모집에 3199명 응시 특목고·내신1~2등급 500명도<br>수도권 출신 지원자도 30%나, 고용부 열린 채용 우수사례 뽑혀


지난 8월 말 대우조선해양은 내년도 채용 인원의 30%를 고졸자로 채우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10월 초에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고졸 관리직 100명 채용에 3,199명의 고3 수험생이 지원해 32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아직 최종합격자가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지원자의 면면은 화려하다. 과학고와 외국어고 같은 특수목적고 학생이 10명 넘게 지원했고 일반계·실업계 고등학교 출신 중 내신이 1~2등급인 학생도 500여명이나 됐다. 대우조선해양의 한 관계자는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우리 회사의 이번 공채에 많은 관심을 가져줬다"고 설명했다. 출신지 역시 다양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대부분 인력은 경남 거제도에서 근무하고 있음에도 수도권 출신 지원자가 30%나 됐다. 굴지의 대기업이 신입 직원의 3분의1을 고졸자로 채우겠다는 생각도 궁금하지만 남들 다 가는 대학을 마다하고 그것도 우리나라 최남단인 거제도에서 근무하겠다며 우수한 고3 학생이 몰려든 이유는 더욱 궁금하다. 고3 학생들이 앞다퉈 지원한 이유는 고졸 입사자에 대한 회사의 배려에서 엿볼 수 있다. 고졸 입사자는 회사가 운영하는 4년 과정의 '중공업 사관학교'에서 첫해에는 업무와 상관없이 외국어나 예체능 등의 기본 소양을 함양한다. 이후에는 현장에 투입돼 교육을 받으면서 실무 경험도 동시에 쌓게 된다. 기초적인 소양과 실무를 망라한 4년간의 교육을 통해 대졸자와의 학력 차이를 극복시키자는 취지인 것이다. 고졸 채용을 위해 회사가 올해 처음 세운 이 학교는 경남 거제도에 위치해 있다. 교육이 끝나면 본인의 희망과 회사의 수요를 함께 고려해 근무지가 결정된다. 현재 대우조선해양 서울 본사에는 재무·영업·설계 등 일부 인력만 근무하고 있다. 진급이나 급여와 같은 처우 문제에서도 입사 후 7년이 지나면 대졸자와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된다. 7년은 대학 교육 4년과 군대 복무 2년 이후 입사하는 일반 남성 대졸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대우조선해양이 정한 기간이다. 입사 첫해에 이들의 연봉은 2,500만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대졸자와 동등한 대우를 받는 7년 후에는 연봉이 5,000만원 수준에 달하게 된다. 고졸 채용 배경에 대해 회사 측은 "학력과 상관없이 우수한 인재를 조기에 확보해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고졸 인재를 일찌감치 채용해 기업의 수요에 따라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면 오히려 이득이라는 것이다. 이어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졸 채용을 꾸준히 늘림으로써 기업의 이익뿐 아니라 학력 인플레이션 현상 완화에도 기여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준수하겠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25일 열린 고용정책조정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열린 채용'을 우수 사례로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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