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6개국·462개 업체 참여 오늘 “팡파르”/4일간 20여회 세미나·시연회 신기술 선보여/미·일 등 개발현황·최첨단 관련장비 전시/제조업체·방송계 세계조류 파악 큰 도움「자연색과 음의 실현」「다채널화의 실현」 방송 및 음향기기 업체들이 추구하는 목표다. 이들 업체는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미 케이블TV·위성방송 등으로 종래와 전혀 다른 뉴미디어시대를 열었고, 이제는 두가지 목표에 더욱 다가설 수 있는 디지털방송시대의 개막경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 26개국, 4백62개사 참가한 가운데 서울경제신문사·한국일보사·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공동주최로 16일 개막되는 「제7회 국제방송장비·음향기기전시회(KOBA 97)」도 이같은 추세에 맞춰 방송신기술의 상호교류를 통해 디저털방송의 조기실현 등 차세대 방송기술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19일까지 4일간 열리는 전시회 기간중에는 20여회의 세미나와 시연회 대부분이 방송기술의 디지털화 등 신기술분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KOBA 97」개막을 계기로 방송 및 음향기기산업의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이번 전시회 내용과 주요 출품제품을 종합, 소개한다.<편집자주>
「자연색과 음」「다채널화」라는 방송업계의 목표는 흑백TV에 이어 컬러TV·케이블TV·위성방송 등으로 방송산업의 발전을 거듭케 했고, 이제 또 다른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바로 디지털방송이다.
디지털방송은 방송업계의 목표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세계각국 방송업계의 주관심사가 되고 있다. 디지털 방송은 아날로그방식에 비해 정보의 처리방식이나 전송형태에 있어 기술적 유연성과 경제성을 높여주는 새로운 기술체계로 인식되고 있다.
디지털방송은 반세기를 지배하던 지상파방송의 「전파희소성」논리를 퇴색시키면서 방송채널의 무한성을 정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케이블TV가 아닌 지상파방송으로도 다채널화를 실현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경우 위성방송인 「DirecTV」가 이미 지난 94년 디지털방송을 시작, 큰 성공을 거두었다. 스포츠 40개채널, 영화 40개체널 등 1백50개 채널이 넘는 프로그램을 동시에 전송, 일반가구는 물론 케이블TV가입자들로 부터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매년 수신기가 1백만대 이상 판매될 정도다.
신호감쇄가 적어 기존 아날로그방식보다 화질과 음질도 좋다. 디지털TV는 화소수가 1천∼1천2백본으로 지금의 4백본보다 2∼3배이상 많아 화질도 그만큼 선명할 것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자연색과 다채널화에 적합한 기술이란 것이다.
또 멀티서비스가 가능하다. 방송이 디지털화되면 방송국에서도 데이터서비스를 할 수 있다. 이같은 장점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이미 디지털방송의 가능성을 충분히 타진하고 본격적인 지상파방송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내년 하반기부터 10개 지상파 방송국에서 디지털 방송을 시작하게 된다. 2000년에는 30개 방송국으로 확대되고 2003년에는 모든 상업방송국이 디지털화한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또 2004년에는 비상업방송으로도 확대하고 2006년에는 기존 아날로그방식의 방송을 전면중단키로 했다.
영국 BBC도 내년 하반기부터 디지털방송을 시작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도 이같은 추세에 맞춰 지난 90년 HDTV(고선명TV) 등 디지털TV개발을 국책연구과제로 선정, 디지털화에 착수했다. 최근에는 디지털방송의 전송방식을 미국식으로 결정하고 본격적인 체제구축에 나서기로 하는 등 실용화에 한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2000년에는 디지털 시험방송을, 2001년 본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디지털 방송을 제작, 송출하기위해선 막대한 시설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기존 아날로그방식을 장비를 디지털장비로 전면교체해야 하기때문이다. 또 방송의 디지털화를 위해서는 대부분의 핵심장비를 외국에서 구입해야 한다.
16일 개막되는 「KOBA 97」도 이같은 디지털방송의 장점과 문제점을 고려, 기존 방송기술의 발전을 도모하는 동시에 디지털방송에 대비한 각종 기술세미나를 개최해 보다 효과적인 디지털방송 대책을 모색케 된다. 특히 본사와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가 공동으로 「미국 디지털TV기술규격 및 현황」「아태지역 디지털방송기술 및 현황」세미나를 개최하고 각 출품사별로 디지털방송에 대비한 기술세미나를 갖게 된다.
이 전시회에는 세계 26개국 4백62개 참여업체가 4백여기종 6천5백여종의 최점단 방송·영상장비및 음향기기를 전시, 방송인과 관련제조업체는 물론 일반인들도 방송장비기술의 변천을 한눈에 파악하고 최신기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측은 『국내외 유수의 방송장비및 음향기기가 소개돼 선진제품의 신기술정보 파악은 물론 관련장비의 국산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용택 기자>
◎인터뷰/조학동 방송기술인연회장/“국내산업 질적도약 계기될 것”
『세계 방송계가 지상파 디지털 방송이라는 21세기 도약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앞으로 전개될 방송 기술의 발전 추세를 살필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될 것입니다.』
조학동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장은 올해 전시회의 의의를 이같이 평가하며 『세계적으로 디지털화를 위한 연구와 실험이 진행되고 있어 국내의 연구개발 노력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회장은 방송의 디지털화에 따라 기존 장비의 교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이 시장은 TV방송 3사의 1조2천억원에 달하는 송신계통장비를 비롯해 스튜디오, 편집, 다른 방송사까지 포함할 경우 5조∼6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디지털 방송을 위한 핵심 기술은 대부분 선진국이 갖고 있고 대형 전자업체는 수상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이 작은 방송 부문 투자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하고 『선진국과 기술격차가 크지 않은 현 시점이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수입대체 효과와 세계시장 진출을 이룰 수 있는 호기』라고 덧붙였다.
CATV가 지속적으로 늘고 지역민방, 위성TV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지만 방송장비의 수급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조회장은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는 『올해 출품된 방송기기 중 일부 문자방송시스템과 영상/음향 분배장치, 마이크, 스피커 등 제한적인 오디오장비를 제외하면 대분분이 수입장비』라며 『중소기업은 사운을 걸고 장비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여력이 있는 대기업과 정부의 지원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조회장이 맡고 있는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공중파 방송에서 일하고 있는 4천5백여 현업 방송기술인들의 모임. 연합회는 방송의 현장기술과 방송정책 및 선진국의 기술동향을 소개하는 「방송기술」이라는 간행물과 방송용어사전, 방송기술도서 등을 펴내고 있다.
『전시회는 새로운 기능의 신제품과 기술발전동향을 한자리에서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하는 그는 『질적 향상을 꾀하기 위해서는 전시장이 실질적인 구매와 상담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신제품과 신기술에 대한 세미나도 고급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박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