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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공습에도 투자할 구멍은 있다] 환율영향 적고 실적 좋은 통신·금융·전기가스 업종 관심을

롯데쇼핑·한국가스공사<br>하나투어·SK하이닉스 꼽아<br>일본주식형펀드 통화선물도

엔·달러 환율이 2009년 4월 14일 이후 약 4년 만에 달러당 100엔을 돌파해 우리나라수출산업에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10일 오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엔·달러 환율 변동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김동호기자



지난 10일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최대폭인 34.70포인트 하락했다. 이날 엔ㆍ달러 환율이 100엔을 돌파한 데 따른 여파였다. 코스피지수는 하루 전인 9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0.25% 인하를 발표하자 23포인트 급등했지만, 엔화약세 소식에 단 하루 만에 고스란히 내주고도 모자라 11.70포인트나 더 떨어져 버렸다. 한국증시를 이끌고 있는 전자, 자동차 등 주요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일본 기업들에 비해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그만큼 컸던 것이다.

'아베 노믹스'로 불리는 일본의 엔화약세 전략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환율 전문가들은 상징적인 의미를 가졌던 엔ㆍ달러 환율 100엔대를 넘어서자 이제는 연내에 120엔 대까지 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엔저가 당분간 국내 증시를 억누르는 소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나기는 피해 가는 게 상책이다. 증시전문가들도 당분간은 엔저영향을 많이 받는 수출 중심 업종에 대한 투자는 피하길 권한다. 대신 환율영향이 적고 탄탄한 실적을 내고 있는 통신, 전기가스, 내수소비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4ㆍ11 부동산 대책, 추경예산, 금리인하 등 트리플 경기부양책에 따른 수혜를 입으면서 환율영향이 제한적인 건설ㆍ증권업을 유망 업종으로 꼽고 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엔ㆍ달러 환율이 100엔을 넘어선 이후 통신ㆍ금융ㆍ전기가스 업종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의 변동성이 잦아들기 전까지는 상대적으로 환율에 대한 민감도가 낮은 업종에 대한 관심이 유리하다"며 미디어ㆍ증권ㆍ통신서비스ㆍ유틸리티 등의 업종을 꼽았다. 증권사들은 이 같은 회사로 롯데쇼핑ㆍ한국가스공사ㆍ하나투어ㆍSK하이닉스 등을 추천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원재료인 웨이퍼를 엔화로 조달하고 있어 원가절감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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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에도 관심을 가질만하다. 일본 증시가 이미 정점이라는 일부 의견도 있지만, 엔저에 힘입어 추가상승을 예상하는 시각이 더 우세한 만큼 수익목표를 다소 낮게 잡는다면 지금 투자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엔저로 인해 투자수익률이 크게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에 환헤지 여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환헤지형일본주식펀드의 연초 대비 평균 수익률은 37.81%에 달한다. 일본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던 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수익률인 6개월 평균 수익률은 59.90%로 60%에 육박하고 있다. 연초 대비 수익률이 40%를 넘는 펀드로는 하나UBS일본배당1(46.04%), 한화재팬코아1(42.40%), 하나UBS재팬자H-1(41.38%), 우리일본스몰캡1(40.05%), 미래에셋재팬인덱스1(40.19%), KB스타재팬인덱스(42.04%) 등이 있다.

엔저를 직접적으로 투자지표로 활용하는 통화선물 투자도 전망이 밝다. 특히 통화선물은 펀드 등 다른 투자상품과 달리 비과세에 거래세도 없기 때문에 예측만 정확히 한다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통화선물 시장은 지난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1,500억원대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거래량이 급증하며 주목 받고 있다.

이희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팀장은 "일본주식형펀드에 집중 투자하는 것 보다는 미국 등 선진국 절반,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지역 펀드 절반 정도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길 권한다"며 "환율은 경제신문 등에 나오는 예측이 현실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흐름을 지켜본다면 엔화에 대한 선물투자도 좋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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