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자동차보험 어떻게 바뀌나?

보험개발원이 21일 내놓은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안은 승용차 모델별 보험료 차등화와 매년 보험료 조정 요인 적극 반영, 손해보험사의 보험료 할인율 자율화 등 3가지가 골자다. 이들 방안은 운전자 간의 보험료 형평성을 제고하고 손해보험업계의 만성적인자동차보험 영업 적자를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또 노무현 대통령이 4월 국무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자동차보험의 적자 대책을 주문한데 따른 후속 대책의 일부분이다. ◇ 승용차 모델별 보험료 차등화 = 지금은 보험료를 배기량과 승차 인원에 따라소형A(1천cc 이하), 소형B(1천cc 초과~1천600cc 이하), 중형(1천600cc 초과~2천cc이하), 대형(2천cc 초과), 다인승(7~10인승)으로 분류해 산정하고 있다. 같은 차종에서 차량 모델을 기준으로 한 보험료는 차이가 없지만 앞으로는 모델별로 사고시 차량 손상 정도와 수리비가 반영되는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지급 비율)에 따라 차등을 두게 된다. 내년 상반기 예상되는 시행 초기에는 자동차보험료 가운데 승용차의 자기차량손해보상 보험료(자차 보험료)에 먼저 적용된다. 차종별로 11개 등급으로 나눠 등급간 자차 보험료는 2%, 최저 등급과 최고 등급은 20% 차이나게 된다. 승용차의 연 평균 보험료가 55만원 정도이고 이중 자차 보험료가 약 15만원을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차량 모델에 따라 최고 3만원 정도의 보험료 차이가 나는셈이다. 대형 차종일수록 모델별 보험료(금액 기준) 차이가 더 커지게 되고 국산차에 비해 수리비가 평균 2.7배 더 드는 수입차는 별도의 보험요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국산차보다 보험료가 몇배 더 비싸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개발원의 조사 결과, 소형B 차종 가운데 현대 아반떼 1.5 오토(ABS 장착)의2003~2005년 손해율은 46.9%로 가장 낮았고 대우 칼로스 1.5 오토(ABS 미장착)는 102.9%로 가장 높았다. 이를 기준으로 모델별 차등화가 이뤄질 경우 두 차량 운전자의 자차 보험료는 20% 차이나게 된다. 이 때문에 영업에 영향받을 수 있는 자동차 제작업체는 모델별 차등화 도입 취지에는 찬성하지만 국내 자동차산업의 어려움을 들어 시행 시기를 연기해야 한다는입장이다. 당초 모델별 차등화는 2003년말~2004년초 지역별 보험료 차등화와 함께 추진되다가 자동차 제작업체와 일부 지역의 반발로 보류됐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모델별 차등화는 미국 등 외국에서도 시행하고 있고 국산수출차도 적용받고 있다"며 "차등화가 이뤄지면 운전자 간 보험료 형평성이 제고되고 국산차의 품질 개선과 가격 인하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 보험료 인상.인하 요인 적극 반영 = 개선안은 손해보험사가 1년에 한 차례이상 보험료를 조정하고 이때 인상 또는 인하 요인의 50% 이상을 반영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손보업계가 공동 모범 기준을 만들어 시행하도록 했다. 손보사들이 보험료 인상 요인이 있는데도 고객 확보와 가격 경쟁을 위해 제대로올리지 못해 수익구조가 악화되는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이는 손보사들이 2005 회계연도 자동차보험 영업에서 12년만에 최대 규모인 6천577억원의 적자를 낼 정도로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을 감안할 때 큰 폭의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운전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또 손보사들이 공동 모범 규준을 만들어 일정 비율 이상 보험료를 조정하는 것은 담합 논란의 소지가 있다. 이에 따라 손보사들이 마케팅 비용 등 사업비 절감과 구조조정 등 강도높은 자구책을 먼저 내놓고 보험료 조정때 소비자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료가 인상되면 그만큼 인하되는 운전자가 생기도록보험료를 조정하게 된다"며 "전체 보험료 총량은 변함이 없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말했다. ◇ 할인율 보험사 자율화 = 지금은 보험사에 관계없이 운전자가 7년 이상 사고를 내지 않았을 경우 자동차보험료가 최고 60% 할인된다. 개선안은 앞으로 할인율 60% 한도에서 보험사가 할인율이 적용되는 무사고 운전기간과 할인 폭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했다. 현재 최고 할인율이 적용되는 무사고 운전 기간이 외국에 비해 짧고 또 장기 무사고 운전자는 보험료를 적게 내기 때문에 손보사들이 가입을 거절하는 행태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손보사들은 무사고 운전기간과 할인율을 자율화할 경우 오히려 경쟁이더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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