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대형화 경쟁에 몰입하고 있으나 국내시장 기반의 몸집 불리기에 한계가 있는만큼 이제 밖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 박현수 수석연구원은 26일 '세리CEO' 사이트에 게재한 '은행대형화, 어떻게 볼 것인가' 보고서에서 "국내 시중은행들의 절대적 자산 규모는 해외대형은행들에 비해 떨어지나 국내 경제 규모와 비교한 상대적 크기는 오히려 선진구미은행들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금융전문지 '더 뱅커(The Banker)'의 조사 결과 작년 7월현재 기본자본 기준 세계 100대 은행 가운데 국내 은행으로는 국민은행이 유일하게포함했고, 순위도 76위에 그쳤다.
또 국내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자산 규모는 미국.일본.유럽 대형은행의 10분의 1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러나 전체 국내 경제 규모를 감안한 상대적 크기를 비교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미국 최대은행 BOA의 자산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8.7%에 불과한데 비해 우리나라 국민은행 자산은 GDP의 22.4%에 달한다. 국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규모가 작은 하나은행 자산의 GDP대비 비율도 11.5%에 이른다.
박 연구원은 "제한적 국내 금융시장에 기반한 은행들의 대형화는 한계에 봉착한것으로 판단된다"며 "더구나 은행산업의 구조조정도 어느 정도 마무리돼 앞으로 추가 인수.합병(M&A)을 통한 대형화 기회도 많지 않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개되는 무리한 자산 확대 경쟁이 곧 주택담보대출 과열과같은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비용의 효율성이나 외국은행과의 경쟁 등의 측면에서 추가적 대형화가 필요하다면 현실적 해법을 '국제화'에서 찾아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 씨티은행과 JP모건체이스의 해외자산 비중이 각각 55%, 38%인데 비해국내 4대 시중은행의 해외자산 비중은 평균 1.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은행들이 외국 대형은행의 국내 진출, 한미FTA 등의 환경 변화에도살아남아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최근 호전된 수익성을 바탕으로 사업구조를바꾸고 인력 등 경영인프라를 강화해 국제 경쟁력을 갖춰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